SK 리밸런싱 ‘쾌도난마’…2년새 순차입금 40조 이상 감소

지난해 그룹 순차입금 38.2조
2023년 말 최창원 수펙스의장 취임 이래 리밸런싱 추진
SK스페셜티 등 알짜 회사 팔고 중복 사업 정리
SK하이닉스 활약으로 채무 부담 낮아져
SK온, SK지오센트릭 적자는 고민
리밸린싱 이어갈 계획…SK실트론 매각 논의


SK 서린빌딩. [SK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SK그룹이 사업 구조 최적화(리밸런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당장의 알짜 사업을 팔고, 중복 사업을 합친 결과 2년만에 순차입금이 40조원 이상 감소했다. 고무적인 성과를 달성했지만 배터리·석유화학(석화) 사업 적자 등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SK의 리밸런싱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단위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16일 나이스(NICE)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K그룹의 순차입금 규모는 38조2000억원이다. 82조원을 기록했던 2023년말 대비 40조원 이상 감소했다.

최근 2년간 순차입금이 40조원 이상 감소한 건 강도 높은 리밸런싱의 결과로 풀이된다. SK는 2023년 12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취임한 이래 리밸런싱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의 부작용으로 늘어난 빚을 줄이고, AI와 같은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주요 경영진 회의에서 리밸런싱과 운영개선(OI)을 강조하며 체질 개선을 독려했다.

SK는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알짜 사업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사업 효율화를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SK스페셜티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해 2조6000억원을 마련했고,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의 보유 지분을 전량 팔아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또 에너지 사업 간 시너지를 키우기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을 단행했다.

SK하이닉스의 활약도 재정 건전성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호조에 힘입어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 그룹 차원의 채무 부담이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47조206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023년에는 반도체 부문 실적이 악화되면서 SK그룹 채무 부담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며 “하지만 이후 실적이 개선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만 2024년 13조2000억원, 지난해 24조9000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이 창출됐다”고 설명했다.

적자사업으로 고민은 계속…리밸런싱 지속 전망


SK실트론 실리콘 웨이퍼 제조시설. [SK실트론 제공]


공격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숨통은 트였지만, SK는 여전히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바로 배터리·석화 사업 부진이다. 배터리·석화 사업 모두 대내외 악재와 업황 악화 여파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배터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SK온은 지난해 영업손실 9319억원에 머물렀고, 석화 계열사인 SK지오센트릭은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배터리·석화 사업 부진에 그룹 계열사 간 실적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으로 전년(2조7000억원) 대비 33.3% 감소했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분석했다.

SK는 적자에 따른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리밸런싱을 지속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SK온은 지난해 말 포드와 50대 50 비율로 운영하던 미국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생산시설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기로 상호합의했다. 이번 분할로 SK온은 블루오벌SK 부채를 절반으로 줄였다.

SK지오센트릭은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해외 자회사 3곳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S-OIL, 대한유화와 나프타크래킹센터(NCC) 설비 감축을 논의하고 있다.

다른 사업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SK㈜는 지난 2월 SK바이오팜 지분 13.9%를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통해 1조2500억원에 매각했다. 두산과는 반도체 웨이퍼 기업인 SK실트론 매각 관련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SK가 SK실트론 매각을 통해 약 3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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