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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테이블에 앉아 냉랭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당시 북한의 핵무장 해제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양측은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갑작스럽게 조기 종료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미국이 핵 협상에 나선 이란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벌이는 등 핵 협상을 추구했던 독재자들이 몰락하는 모습을 본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무기와 미사일을 유지하는 것이 이성적 선택일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아시아 편집자 리처드 로이드 패리가 쓴 “세계에서 가장 제정신이 아닌 정권에게 핵무기는 제정신인 선택일 수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북한 김정은에게 이란이 주는 교훈은 생존이 목표라면 무기고가 위험할수록 더 유리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패리 편집자는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와 올해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예를 들어, 핵 계획을 포기하고 협상사려던 독재자들은 모두 사망하고 몰락했다고 지적했다.
카다피의 경우 2001년 9·11 테러와 2011년 초 ‘아랍의 봄’ 사이의 기간에 영국과 미국 외교관들이 리비아 정권을 설득해 핵 개발 계획을 포기시켰다.
페리는 당시 북한의 한 고위 외교관을 만나 카다피 정권이 핵 계획을 포기해 안전해지고 부유해졌다는 말을 전했더니 그 외교관이 웃으면서 “카다피가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두고 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카타피는 2011년 대중봉기로 몰락해 생포되고 처형됐다. 영국과 미국은 폭격으로 대중 봉기를 지원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미국과 핵 협상에 나서기로 입장을 선회한 직후인 올해 2월 28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졌다. 핵을 포기하는 내용의 협상을 하려했던 지도자들이 모두 몰락한 것은 김 국무위원장에게는 절대 핵을 포기해서 안된다는 교훈이 됐다는게 페리의 분석이다.
패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 15년 집권이 지나도록 지도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으며, 이렇게 생존한 데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한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패리 편집자는 “잔혹한 탄압, 호전적인 수사, 그리고 기괴한 개인숭배 때문에 김씨 일가는 종종 미치광이로 희화화된다. 하지만 정권의 유일한 장기적 목표가 생존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핵무기와 그 운송 수단을 확보하는 것은 그들이 했던 일 중 가장 제정신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패리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시절 영변 핵 위기 당시 전쟁을 피하고 여러 나라들 사이에 복잡한 합의가 이뤄졌으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개인적 혐오 때문에 클린턴의 세심한 외교 성과를 날려버렸고 사실상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도 북한과의 접촉 시도를 포기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때는 김정은과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하면서 핵 합의에 대한 기대를 심어줬으나 결국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패리 편집자는 “심지어 로스앤젤레스나 워싱턴도 타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 어떤 미국 대통령도 쉽게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 말했다. 이어 “이것은 유례없는 보험 정책이며, 김정은을 혐오스럽고 두렵고 고립된 존재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더할 나위 없이 안전하게 만든 정책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결과”라는 평가를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