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체계개편·사후관리 강화 영향
CSM 안정 누적…기업가치평가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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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급락했던 생명보험업계의 계약유지율과 설계사 정착률이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한 단기 신계약 경쟁이 잦아들고, 유지율을 축으로 재편된 수수료 체계와 사후관리 강화 기조가 맞물리면서다. 특히 교보생명의 경우 25회차 유지율이 2년 새 28%포인트 넘게 뛰며 유지율 개선을 주도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의 평균 13회차 유지율은 88.5%로, IFRS17 도입 첫해인 2023년(83.2%) 대비 5.3%포인트 반등했다. 같은 기간 25회차 유지율은 60.7%에서 76%로 15.3%포인트 뛰었고, 신규 설계사 중 1년 이상 모집활동을 이어가는 비율을 뜻하는 설계사 정착률도 36.9%에서 46.7%로 회복됐다. 유지율은 수익성 지표인 CSM 산출에 직접 반영되는 핵심 변수다.
▶생보업계, 대형사·중소사 구분 없이 동반 개선=특히 25회차 유지율의 반등 폭은 13회차의 세 배에 가깝다. CSM 확보 경쟁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유입됐던 계약이 2년 차를 넘어서며 정리되고, 이후 체결된 신계약들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해보험업계가 같은 기간 13회차 86.3%→86.8%, 25회차 71.6%→70.8%로 큰 변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개선 흐름은 생보업계에서 두드러진 모습이다.
개별사로 보면 교보생명의 13회차 유지율은 2023년 76.4%에서 지난해 90.2%로 13.8%포인트 상승했고, 25회차는 46.8%에서 75.0%로 28.2%포인트 급등했다. 대형 생보사 중 유일하게 13회차 90% 선을 넘어섰으며, 신규 설계사 정착률도 49.4%로 대형사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13회차 88%·25회차 77.2%)과 한화생명(89.7%·75.1%) 등 대형사는 물론 ▷농협생명(92.6%·83.6%) ▷DB생명(91.1%·77.8%) ▷iM라이프(91.8%·81.4%) 등 중소형사도 업계 평균을 웃돌며 회복 흐름에 힘을 보탰다.
▶수수료 제도 개편에 소비자보호 기조까지 가세=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제도 개편이 자리한다. 설계사가 이직할 경우 1년 차 수수료를 초년도 월납 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하는 ‘1200% 룰’이 적용되면서 설계사 정착률이 개선되고, 이런 설계사가 계약을 꾸준히 관리하면서 유지율이 따라 오르는 연쇄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종신보험 일변도에서 벗어나는 포트폴리오 변화, 수수료 분급제 선제 대응 흐름도 복합적으로 반영된다는 평가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분급 구간이 확대되면 설계사가 담당 계약을 장기 관리할 유인이 커져, 지금의 정착률·유지율 개선 흐름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도 흐름의 무게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 줄곧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면서, 관련 지표를 내부 관리 체계에 반영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보험사들도 유지율이 낮으면 설계사 수수료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수수료 체계를 재설계하고, 해피콜과 인공지능(AI) 기반 사후관리 시스템 도입, 우수 설계사 인증마크·우대 수수료 부여 등 설계사 단위 유인책도 내놨다.
유지율 개선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과도 직접 맞닿아 있다. 장기 유지계약이 늘어날수록 CSM이 안정적으로 누적되고, 해지 리스크에 따른 자본 변동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박성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