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발적 탄소시장 키운다…법 제정·거래소 신설 추진

민관 ‘탄소시장 얼라이언스’ 출범…기업 참여 기반 확대
한국거래소 내 연내 거래소 구축…크레딧 발행·유통 체계화
“탄소감축, 비용 아닌 비즈니스”…아시아 탄소허브 도약 추진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 출범식’에 참석, 개회사를 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법 제정을 추진하고 거래소를 신설하는 등 탄소감축을 ‘비용’이 아닌 ‘시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획예산처는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조성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는 기획처 장관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주요 대기업 및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민관 협력 기반을 공식화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이를 ‘탄소크레딧’ 형태로 거래하는 시장이다. 현재 배출권거래제(ETS)가 국가 온실가스의 약 70%를 포괄하고 있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만 규제 대상에 포함돼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감축 유인을 충분히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정부는 이러한 비규제 영역의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자발적 탄소시장 육성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우선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을 추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탄소크레딧의 발행부터 유통, 소각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등록기관을 두고, 평가기관의 기준을 공개해 시장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거래 과정에서는 공정한 가격 형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소각 단계까지 연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거래 인프라도 구축한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한국거래소 내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를 신설해 그동안 분산돼 있던 탄소크레딧을 통합 거래하고, 상품 표준화를 통해 시장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 주요 평가기관과 협력해 국제적 신뢰도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민관 협력도 강화된다. 이날 출범한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는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기업과 금융기관, 공공부문이 참여하는 협력체로 운영된다. 탄소크레딧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고,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자발적 감축 실적을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나 국내 배출권거래제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기후위기는 세계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라며 “탄소감축을 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우리 시장이 아시아 탄소 허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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