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터 쏘아올린 ‘공정수당’

정부,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
1년 미만 단기계약 추가보상 부과
계약 짧을수록 비용 늘어나는 구조
사실상 원칙적 금지, 쪼개기 차단
재정부담 우려, 민간 확산도 검토


정부가 공공부문 1년 미만 단기계약에 추가 보상을 부과하는 ‘공정수당’을 2027년부터 도입한다. 단기 계약일수록 비용이 더 늘어나는 구조로, 반복적인 단기 고용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공공부문부터 불공정 고용관행을 개선해 민간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재정 부담 증가와 노동시장 경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련기사 3면

1990년대 유사 제도를 도입한 프랑스의 경우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정부가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약 2100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간제 노동자 14만6000명 가운데 절반인 7만3000명이 1년 미만 계약자였다. 특히 6개월 이상 1년 미만 계약이 약 69%, 11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계약도 15.7%에 달해 퇴직금 지급 요건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계약’ 관행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고용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1년 미만 기간제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일시·간헐적 업무나 휴직 대체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채용 사전심사를 거쳐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2027년부터 도입되는 ‘공정수당’이다. 공정수당은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성을 보상하기 위한 수당으로, 계약기간이 짧을수록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하도록 설계됐다. 단기 고용을 선택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장기계약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지급 기준은 최저임금의 118% 수준을 기준금액으로 설정하고 계약기간에 따라 10~8.5%의 보상률을 차등 적용한다. 이에 따라 지급액은 근무기간에 따라 1~2개월 38만2000원, 3~4개월 84만6000원, 5~6개월 126만원, 7~8개월 162만2000원, 9~10개월 205만5000원, 11~12개월 248만8000원 수준이다.

이는 사실상 ‘단기계약 페널티’로 작동한다. 퇴직금 환산 비율(약 8.3%)보다 높은 8.5% 수준의 보상이 적용돼, 기관 입장에서는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해지는 구조다.

사전심사제도는 외부위원을 포함시켜 계약 필요성과 반복 채용 여부 등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심사 결과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된다.

이와함께 ‘적정임금’ 개념을 도입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임금 하한선을 최저임금 대비 118% 수준으로 설정하고, 이에 미달할 경우 재정으로 보전할 방침이다. 급식비·복지포인트·명절상여금 등 이른바 ‘복지 3종’ 개선과 동일·유사 직종 간 임금 격차 해소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채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사전심사를 거치도록 해 고용 형태 관리도 강화한다.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초단시간 노동자를 활용하는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 비정규직 고용 관련 지표를 반영하고, 기관별 비정규직 규모와 비중을 공시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비정규직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 늘어날 경우 확대 사유도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부는 이번 제도를 공공부문에 우선 적용한 뒤 민간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기업 비용 증가와 고용 경직성 확대 우려가 큰 만큼 사회적 대화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수당이란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수당으로, 계약기간이 짧을수록 더 높은 비율(10~8.5%)을 적용해 퇴직금 환산 비율(약 8.3%)보다 높게 설계됐다. 최저임금의 118%를 기준으로 산정되며, 계약 종료 시 일시금으로 지급된다. 이 제도는 프랑스가 1990년대 민간 부문에 도입한 ‘불안정성 보상금(프리카리테 수당)’에서 유래했다. 프랑스는 기간제 계약 종료 시 임금의 약 10%를 추가로 지급한다. 국내에서는 2021년 경기도가 유사한 방식으로 기간제 노동자에게 기본급의 5~10%를 지급하며 처음 도입했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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