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13년, 北 공개처형 358명…집무실 10km 반경에 처형장 5곳

[TJWG 보고서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 북한의 처형 매핑: 김정은 정권 하 13년간의 사형’]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13년 동안 최소 358명이 처형됐으며, 코로나19 국경봉쇄 이후 같은 기간 대비 처형 건수가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평양이 혜산에 이어 두 번째로 처형이 많이 이뤄진 도시로 집계됐고, 김정은 집무실 10㎞ 반경 안에 처형 장소가 5곳이나 밀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조사기록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28일 보고서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 북한의 처형 매핑: 김정은 정권 하 13년간의 사형’을 발간했다. TJWG는 2015년부터 탈북민 880명을 인터뷰해 구축한 비공개출처 데이터와, 북한 내부 취재원을 둔 데일리NK 등 5개 북한전문매체 보도를 통합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12월 17일부터 2024년 12월 16일까지 김정은 집권기 13년간 처형은 최소 136회, 처형된 인원은 최소 358명이었다. 사형이 선고됐으나 집행 여부를 알 수 없는 사건까지 합산하면 처형·사형선고는 144회, 367명에 달한다. 1회 처형 시 평균 2.6명이 사망했다.

[TJWG 보고서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 북한의 처형 매핑: 김정은 정권 하 13년간의 사형’]


처형이 가장 많이 기록된 해는 2020년(24회)이었고, 처형된 인원은 2013년이 80명으로 최다였다. 한 해 처형이 10회 이상 기록된 시기는 2012~2014년과 2020~2021년으로, 각각 권력 세습 초기와 코로나19 팬데믹 국경봉쇄 시기에 집중됐다. 이 5년간 처형은 13년 전체의 64.0%(87회)를 차지했고, 처형 인원은 74.9%(268명)에 달했다.

코로나19 봉쇄 전후로 비교한 결과는 더욱 두드러졌다. TJWG는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2020년 1월 30일을 기준으로 전후 각 1783일(4년 10.6개월)을 동일 기간으로 설정해 분석했다. 처형·사형선고는 봉쇄 전 30회에서 봉쇄 후 65회로 116.7% 증가했다. 처형된 인원은 44명에서 153명으로 247.7%나 늘었다.

처형 장소도 봉쇄 이후 전국으로 확산됐다. 봉쇄 전에는 평양을 포함한 8개 지역에서 처형이 보고됐으나, 봉쇄 후에는 평양·남포·개성·라선 등 4개 직할·특별시와 지방 15개 시·군을 더해 19개 지역으로 늘었다. 도 단위로는 평양과 북동부 3개 도에서 전국 8개 도 전체로 확대된 것이다.

[TJWG 보고서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 북한의 처형 매핑: 김정은 정권 하 13년간의 사형’]


지역을 특정할 수 있는 처형 111회를 분석하면, 처형이 가장 많이 벌어진 곳은 북·중 접경지역인 량강도 혜산시(23회, 20.7%)였다. 2위는 평양(22회, 19.8%), 3위는 함경북도 청진시(17회, 15.3%)였다. 평양 내에서는 10개 처형 장소 중 5곳이 김정은 집무실 북쪽 반경 10㎞ 안에 집중돼 있었다. 폐비행장, 하천변 공터, 광산 폐기물 야적장 등 사방에서 접근하기 쉬운 개활지가 공개처형 장소로 주로 활용됐다.

죄목의 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봉쇄 전에는 살인 사건(9회)이 처형 죄목 중 가장 많았다. 봉쇄 이후에는 한국 영화·드라마·음악 등 외부 문화나 종교·미신 관련 표현의 자유 통제 위반(14회)이 1위로 올라섰다. 외부문화 관련 처형은 봉쇄 전 4회에서 봉쇄 후 14회로 250.0% 늘었고, 처형 인원은 7명에서 38명으로 442.9% 급증했다.

김정은 지시·방침 위반이나 당·국가보위성 비판 등 정치범 처형도 4회에서 13회로 225.0% 증가했다. 처형 인원으로는 4명에서 28명으로 600.0% 뛰어 봉쇄 전후 증가율이 가장 컸다.

TJWG는 “봉쇄 이후 김정은 정권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높아졌거나, 정치적 불만 표출에 대한 처형이 강화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동통제 위반에 따른 처형도 12회, 28명이 기록됐다. 이는 봉쇄 이후 세 번째로 많은 사형 죄목이었다. TJWG는 “사형 우선순위가 봉쇄 전 치안에서 봉쇄 후 문화사상 통제와 정치적 지배 강화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처형 방법은 총기 사용이 107회(96.4%)로 압도적이었다. 교수형과 둔기를 이용한 처형이 각각 2회 있었으며, 쇠몽둥이와 망치를 사용한 사례도 비공개처형에서 확인됐다. 공개처형 유형은 대중을 동원한 처형(유형 1-A)이 66회(51.1%)로 과반을 차지했고,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공개처형(유형 1-B)은 28회(21.7%), 비공개처형은 29회(22.5%)였다.

TJWG는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공개처형과 정치범수용소로의 강제실종은 북한 주민이 정권에 복종하도록 공포심을 주는 최종 수단”이라고 지적한 이후, 2015년부터 이 매핑 프로젝트를 이어왔다. 이번 보고서는 네 번째 매핑보고서다. 북한은 2026년 3월 국가보위성을 ‘국가정보국’으로 개칭했으나, TJWG는 분석 사건 당시 기관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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