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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 하나로 대통령 살해 위협 혐의를 받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노스캐롤라이나 동부지구 연방 대배심으로부터 두 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대통령의 생명을 빼앗거나 신체 위해를 가하겠다고 위협한 혐의, 주(州) 경계를 넘는 통신을 통해 대통령 살해 위협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다. 각 혐의의 최고 형량은 징역 10년이다.
발단은 지난해 5월 15일 코미 전 국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다. 해변에 조개껍데기를 늘어놓아 숫자 ‘86 47’을 형상화한 이미지였다. ‘86’은 식당업계에서 ‘퇴출하다’, ‘제거하다’를 뜻하는 은어다. ‘47’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47대 대통령 임기를 지칭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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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EPA] |
코미 전 국장은 게시물을 곧 삭제했다. 이후 MSNBC 프로그램에 출연해 “완전히 순수한 메시지였다”며 “사람들이 이를 폭력 선동으로 보는 것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미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은 지난해 5월 코미 전 국장을 불러 해당 게시물을 조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린아이도 그 뜻을 알 것”이라고 했다. 캐시 파텔 FBI 국장도 기자회견에서 “전직 FBI 국장으로서 코미는 그런 게시물이 가져올 파장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중대한 법률 위반”이라고 밝혔다. 블랜치 권한대행은 “최근 바이든 전 대통령을 위협한 피고가 유죄를 인정한 사건을 포함해 유사한 위협 사건이 여러 건 있었다”며 “피고의 이름이 특별할 뿐 혐의 내용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코미 전 국장은 기소 직후 성명을 공개했다. 코미 전 국장은 “나는 여전히 결백하다. 여전히 두렵지 않다. 독립적 연방 사법부를 여전히 믿는다. 싸우겠다”고 했다. 그의 변호인도 “코미 전 국장은 기소 내용을 강력히 부인한다. 법정에서 혐의를 다투며 코미 전 국장과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기소의 실체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스캐롤라이나대(UNC) 로스쿨 헌법학자 마이클 거하트는 영국 BBC에 “기소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며 “법원은 해당 게시물을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는 표현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연방검사와 법무부 차관보를 지낸 지미 구룰레 노터데임 로스쿨 교수는 BBC에 “법무부가 코미에게 트럼프를 위협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구룰레 교수는 “이번 기소는 미국 형사사법 시스템의 수치”라며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자를 겁박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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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
이번이 코미 전 국장에 대한 두 번째 연방 기소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25일 코미 전 국장을 의회 허위 진술 및 청문회 절차 방해 혐의로 처음 기소했다. 2020년 9월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코미 전 국장이 FBI의 트럼프-러시아 수사 및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이메일 서버 수사와 관련해 익명으로 정보를 언론에 유출한 적 없다고 증언한 것이 발단이었다. 전직 FBI 부국장 앤드루 매케이브는 코미 전 국장이 자신의 언론 정보 제공을 직접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해 10월 무죄를 주장했으나 11월 기소가 기각됐다. 연방판사 캐머런 커리는 기소를 성사시킨 검사 린지 핼리건의 임명 자체가 무효라는 이유로 공소를 각하했다. 핼리건은 검사 경험이 전혀 없는 전직 백악관 보좌관이었다. 판사는 당시 재기소 가능성을 열어뒀고 이번 두 번째 기소로 이어졌다.
앞서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 FBI 국장직에서 해임됐다. 당시 FBI는 2016년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러시아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같은 날 별개 법원에서는 코미 전 국장의 딸인 모린 코미 전 연방검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해고에 맞선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