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에 분담금 조건으로 개혁 압박…“평화유지 임무 감축·中견제 관철돼야”

“연내 9개 개혁 요구…유엔 기금 통한 中영향력 차단 포함”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표부 대사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이 유엔 분담금 납부와 관련해 비용 절감과 함께 평화유지 임무 축소, 중국 영향력 견제 등 구체적인 개혁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개발 전문 매체 데벡스(Devex)는 최근 미국이 회람한 비공개 문서를 인용해, 미국이 유엔에 2026년 말까지 9가지 ‘즉각적 개혁’ 이행을 요구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유엔이 최근 행정 예산을 15% 삭감하고 최대 3000개의 직책을 줄인 점은 인정하면서도, 분담금 전액 납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요구한 개혁안에는 유엔 인사·복지 제도 개편과 평화유지 임무 축소, 중국 영향력 제한 등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연금 제도의 전면 개편과 함께 일부 고위직 및 중간급 직원의 장거리 출장 시 비즈니스석 이용 금지, 고위직 추가 감축 등이 제시됐다.

또 “장기간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온 평화유지 임무를 10% 감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유엔 사무총장실 산하 재량 기금 등을 통해 매년 수천만 달러를 지원하는 구조를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유엔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해당 요구는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엔 창설 70주년 정상회의에서 기부를 약속하며 출범한 유엔 평화개발신탁기금(UNPDTF)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과거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에 맞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28일 유엔본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분담금 납부는 모든 회원국의 조약상 의무라며 “사무총장은 현재 다양한 절차를 통해 대대적인 개혁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고 답했다.

미국은 작년 유엔 자금 지원을 삭감한 데 이어 올해 산하 기구 수십 곳에서 탈퇴를 선언하고 유엔 개혁 압박을 강화해왔다.

2월 초 기준 미국의 정규 예산 체납액은 21억9000만달러로, 전세계 체납액의 95% 이상을 차지했다.

평화유지 활동 관련 24억달러, 유엔재판소 관련 4360만달러도 체납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월 미납 분담금 문제로 유엔이 재정 붕괴 위기에 임박했다고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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