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제이알 사태에도 리츠 저가매수

제이알 회생돌입에 ‘리츠=안전’ 흔들
한화리츠 10%·롯데리츠 8%대 폭락
‘위기가 기회’ 개인, 하루새 87억 순매수
“리츠 투자, 재무건전성 꼼꼼히 따져야”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상장 리츠 사상 처음으로 회생절차에 돌입, 상장 리츠 시장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충격에도,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 대거 투자에 나섰다. 리츠 주가가 급락한 지난 29일 하루에만 개인은 87억원 규모의 물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고금리나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리츠 상품의 투자 매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자산 구성이나 재무 건전성 등을 꼼꼼하게 따지는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국내 시장에 상장된 리츠 종목 22개(제이알글로벌 및 거래정지 종목 제외)의 개인 순매수 금액을 합산한 결과 총 87억420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종목별로는 롯데리츠(14억4476만원)와 ESR켄달스퀘어리츠(11억1478만원)에 가장 많은 자금이 쏠렸다. 이어 SK리츠(9억5182만원), KB스타리츠(8억2992만원),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7억2854만원) 순으로 매수세가 강했다.

이는 리츠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상반된 결과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로 리츠 관련 주가가 폭락하자 개인들은 이를 매수 기회로 삼았다.

실제 전날 KRX 부동산리츠인프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7% 하락한 1408.39에 마감했다. 한화리츠가 10.02% 폭락한 것을 비롯해 롯데리츠(-8.11%), 삼성FN리츠(-6.45%)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진에 고금리까지 겹치는 등 리츠 시장의 어려움이 적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리츠는 투자자들의 돈을 상업용 건물이나 물류센터 등에 투자해 임대료와 시세 차익을 올리는 회사다. 부동산의 자산 가치 상승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에게 연 5~7%의 현금 배당을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하는 구조 탓에 위기 상황에 대비한 내부 유보금 축적이 제한적이다. 특히 제이알글로벌리츠처럼 해외 자산 비중이 높은 리츠는 금리 변동과 자산가치 하락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실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올해 들어 58.5% 폭락했다. 지난 1월2일 2845원을 기록했는데, 매매 중단 전날인 지난 27일에는 1182원에 그쳤다. 최근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등 해외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신용 등급이 ‘A-’에서 투기 등급에 해당하는 ‘BB+’로 하향됐고, 이에 주가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단기 사채 400억원을 갚는 데 실패하면서 매매 중단 선고를 맞았다.

제이알글로벌리츠와 마찬가지로 유럽 오피스 투자 비율이 큰 KB스타리츠는 주가가 지난 1월 2일 3390원에서 지난 29일 2140원으로 36.8% 폭락했다.

정부는 사태 수습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29일 한국부동산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긴급 회의를 열고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 점검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리츠 채권 발행 및 판매 절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은 고금리 메리트를 바탕으로 리테일, 자산관리(WM) 등을 중심으로 판매돼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번 건을 계기 향후 리츠 채권 발행 및 판매 절차 관련 감독 및 규제 강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시총 비중이 전체 시장의 3% 미만인 만큼,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배당 수익률뿐만 아니라 자산 구성과 재무 건전성을 꼼꼼히 따지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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