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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04주년 어린이날을 맞아 ‘4세고시’ 등 극단적인 조기 사교육 확산이 아동 인권과 결부된 문제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 위원장은 4일 성명을 통해 “이른바 ‘4세7세 고시’로 불리는 극단적인 조기 사교육의 확산은 심각한 아동 인권 문제”라며 “이런 과도한 선행학습은 아동의 놀이·휴식·자기표현의 시간을 박탈하고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동의 성장은 경쟁의 속도가 아니라 존중받는 시간의 밀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국제인권규범이나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모든 정책과 제도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으나 현실은 이에 충분히 미치지 못한다”며 아동들의 ‘웰빙’ 수준이 주요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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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연합] |
유니세프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의 웰빙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럽연합(EU) 36개국 중 27위로 하위권이었다. 학업 능력은 4위로 높지만 정신적 건강은 34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육체적 건강은 28위였다.
삶의 만족도가 높은 15세 아동 비율은 26.1%로 OECD 평균인 33.8%보다 낮았으며, 반대로 삶의 만족도가 낮은 비율은 22.3%로 OECD 평균인 17.9%보다 높다는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안 위원장은 “학대로 사망한 아동도 연평균 40여 명에 이른다”며 “아동이 경쟁에서는 앞서 있을지라도 삶의 안정감과 안전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여전히 권리의 주체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잇따른 아동학대 의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아동은 체벌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으며,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훈육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위험 신호 조기 포착과 공적 개입 강화, 아동 안전을 담보할 쉼터 등 인프라 확충과 피해아동 회복 지원, 현장 인력 확충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교권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 위원장은 “학교는 아동의 인권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학교는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인권감수성과 상호존중을 배우고 민주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격려하고 이끌어주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육활동을 대립적인 관계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교사의 인권이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될 때 아동의 인권도 최대한 보장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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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안 위원장은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방식은 범죄 예방에 실효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낙인과 차별을 확대하고 아동을 더 이른 나이에 형벌 체계로 내몰 우려가 있다”면서 “소년범죄의 배경에 빈곤과 불평등, 가정의 위기, 돌봄 공백 등이 존재하기에 해법은 처벌 강화가 아니라, 범죄 배경의 조기 발견과 통합지원, 교육적 개입과 회복적 사법을 통해 이들이 다시 공동체 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돕는 사회적 지원 체계의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잉경쟁 교육, 아동학대, 인권친화적 학교, 소년사법 문제는 서로 분리된 과제가 아니라, 결국 우리 사회가 아동을 어떤 존재로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수렴된다”며 “아동을 둘러싼 정책과 제도는 경쟁과 통제, 처벌이 아니라 권리와 존중, 보호와 회복의 원리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