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들러리?’ 입 나온 경찰…중수청 개청 준비단에 고위직 없다 [세상&]

행안부 “수사 실무 위주로 파견 요청”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출범을 준비하는 ‘중수청 개청 준비단’에 파견된 경찰들이 반부패, 경제, 마약범죄의 밑작업을 맡은 가운데 일각에선 준비단 파견 경찰이 실무자급인 이유를 들어 ‘들러리’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이 준비단에 파견한 인원은 경정 2명·경감 4명·경위 1명 등 총 7명이다. 가장 높은 직급(계급)이 경정으로 실무진으로만 구성됐다. 중수청 인력 상당수가 경찰과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개청 준비 과정에서 경찰 입장이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내부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최소 총경급 이상 고위직이 참여해야 경찰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텐데 구성을 보면 준비단 내에서 경찰의 운신의 폭이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형사사법체계가 바뀌는 과정에서 경찰도 주요 당사자인데 논의에서 소외된 느낌이 있다”고 했다.

중수청의 수사 범위는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6대 중대범죄로 경찰의 수사 범위와 대부분 중첩된다. 이 때문에 굵직한 사건은 경찰과 중수청이 사건 주도권 경쟁을 벌일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행안부에 따르면 파견된 경찰 인력은 준비단에서 주로 중대범죄 수사 절차를 설계하고 사건 인계인수 절차, 경찰-중수청 협력 구조 등을 마련하는 업무를 맡았다.

경정급은 반부패·경제 등 권력형 비리 수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편 경감은 지명수배자 관리·출국금지 등 소재 수사와 피의자 송환 등 국제협력, 마약수사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경위급 파견자들은 킥스(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 구축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준비단장인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을 방문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행안부는 수사 실무 관련 업무를 염두에 두고 경찰 파견을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준비단 파견 경찰 인원 구성 관련해 행안부 관계자는 “신설 조직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수사 실무에 대한 경찰의 전문적인 시야가 필요한 직무가 있어 해당 소요를 바탕으로 경정에서 경위급 경찰 실무자가 합류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수청은 검찰청에서 기능이 분리돼 신설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개청 준비단은 경찰 보다는 법무부와 검찰 소속자 비중이 높다”고 했다.

중수청 개청 준비단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준비단은 검찰과 행안부를 중심으로 60여명 규모로 꾸려졌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이 단장으로 준비단을 이끌고 있다. 중수청은 오는 10월 검찰청 해체와 동시에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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