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AI 초과이익, 국민배당금 논의해야”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중 SNS 제안
“과실, 전국민에 구조적 환원돼야”
‘파업 예고’ 삼전 노조 겨냥 시각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2일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익의 일부를 사회 전체와 공유하는 개념의 이른바 ‘국민배당금’ 개념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정치권에서는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 수준의 성과급 지급과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나온 청와대발 메시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하고 있다. AI 기술 혁신으로 특정 기업과 일부 인력들에만 집중될 수 있는 부가가치를 국민에게 환원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의 분배 질서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도 풀이된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차원이 다른 나라: AI 시대 한국의 장기 전략’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며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며 “이것이 설계의 정당성이자 원칙”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이 같은 원칙에 가칭 ‘국민배당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초과세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국민배당금은 허황된 이야기”라면서도 “논지가 맞는다면 아무 원칙 없이 그 초과이익의 과실을 흘려보내는 것이야말로 더 무책임한 선택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금 한국 앞에는 드문 역사적 가능성이 놓여 있다”며 “AI 인프라를 공급하는 나라를 넘어, AI 시대의 초과이윤을 인간의 삶으로 환원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가능성”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전력망과 철도, 통신망에 가까운 새로운 산업 인프라로 규정했다. 그는 “AI는 단순히 앱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냉각, 로봇, 산업 자동화, 도시 인프라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물리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특히 AI 수요 구조가 과거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초기 AI 투자는 학습 중심의 데이터센터 확장에서 출발했지만 수요는 이미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추론 인프라, AI 에이전트, 소버린 AI,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레이어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각 레이어가 이전보다 더 높은 메모리 집약도를 요구한다”며 “레이어가 추가될수록 수요는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비선형적으로 누적된다”고 했다.

김 실장은 “AI 시대가 한국 경제의 구조 자체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무역흑자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면 원화는 장기적으로 강세 압력을 받는다”며 “높은 명목 성장,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물가, 강한 통화, 자산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새로운 거시 국면이 가능해지는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K자형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초과 세수를 분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과 세수로 국가부채를 줄이자는 주장도 가능하고, 국부펀드 형태로 장기 비축하자는 주장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면서도 외환보유고와 재정 상태가 튼튼하다고 반론을 폈다.

그러면서 “AI 시대의 초과이윤이 사회 내부의 K자 격차를 구조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며 “그렇다면 초과 이익의 일부를 현세대의 사회 안정성과 전환 비용 완화에 사용하는 것 역시 단순한 분배가 아니라 체제 유지 비용의 성격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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