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팡 끝? 이커머스 줄줄이 고전…컬리만 웃었다 [비즈360]

쿠팡, 1.6조원대 유출 보상안에 발목
SSG닷컴·G마켓, 적자 무릅쓴 투자
네이버 손잡은 컬리, 영업익 1277%↑
“이커머스 악화, 옥석 가리기 가속화”


[컬리 제공]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 대표주자인 쿠팡부터 SSG닷컴·G마켓 등 대기업 계열사까지, 올해 내내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실적은 지난해 말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이를 계기로 벌어진 출혈 경쟁, 이커머스 업계의 구조적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선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내놓은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 지출이 결정적인 실적 악화 요인이 됐다. 보상안 규모가 지난해 쿠팡의 연간 영업이익인 4억7300만달러(약 6790억원)의 약 2.5배에 달하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모회사 쿠팡Inc가 밝힌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85억4000만달러(약 12조4597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하며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쿠팡Inc 수익은 대부분 한국에서 나온다.

이마트의 자회사인 SSG닷컴은 1분기 매출 3226억원, 영업손실 2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2억원 줄었고, 영업손실은 38억원 늘었다. 신세계와 알리익스프레스의 조인트벤처(JV) 설립이 마무리되며 실적 기대를 받았던 G마켓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SSG닷컴과 G마켓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확산된 이른바 ‘탈팡(탈쿠팡)’ 사태를 전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자체 멤버십인 ‘쓱7클럽(SSG닷컴)’, ‘꼭 멤버십(G마켓)’을 내놓고, 고율의 적립금과 할인쿠폰을 지급했다. 쿠팡을 탈퇴한 고객들을 유입시키기 위해 대규모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컬리 제공]


이들의 적자 행진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쿠팡은 4월 서비스 이용객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대규모 보상안 지출에 따른 비용 압박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SG닷컴은 수익성이 낮은 거래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그로서리 부문이 성장을 보이면서 적자 폭은 좁혀지고 있다. G마켓은 당분간 ‘적자를 감수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반면 네이버와 손잡은 컬리는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 컬리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한 743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무려 1277% 늘어난 242억원을 기록했다. 컬리는 창립 10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식품·뷰티에 이어 패션·리빙 위주의 판매자배송(3P), 풀필먼트서비스(FBK) 등 사업 다각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영향력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9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문을 연 온라인 장보기 전문관 ‘컬리N마트’는 출시 6개월 만에 거래액이 9배 성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등 악화된 시장 환경으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수익 모델에 기반한 옥석 가리기가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