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불참에…‘스승’ 빠진 스승의날 기념식

교권보호책 미흡…‘교사의 다짐’ 논란
교육부 주관 행사 한국교총 불참키로
교사-청탁금지법 연계 비난 목소리도


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효동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선생님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주관해온 ‘스승의날 기념행사’가 주요 교원단체의 불참 속에 진행된다. 이번 정부 들어 이렇다할 교권보호 대책이 없었다는 점과 ‘교사들이 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교사의 다짐을 추진하려 하자 교원단체들이 반발하며 불참을 공식화 했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교육부는 충북 청주에서 ‘제45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교원들에게 정부포상과 표창장을 수여한다. 다만 그동안 행사를 공동 주최해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올해 교육부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정부 주관 스승의날 행사가 이례적으로 교원단체와 따로 열리게 됐다.

스승의날 기념식은 1982년 스승의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교육부와 교총이 공동 주최해온 행사다. 하지만 올해 교총은 교육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별도의 스승의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기념식 파행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행사 준비 과정에서 교육부와 교원단체 간 이견이 꼽힌다. 교총은 교육부가 여러 교원단체를 함께 초청하는 과정에서 일부 단체의 대표성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교육부가 행사 프로그램으로 이른바 ‘교사의 다짐’을 추진하려 한 점도 교원단체의 반발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스승의날 행사에 교원단체가 없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이유로 기존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던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이날 행사에서 교권보호 대책 등을 담은 요구사항을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하기로 했으나, 소속 교원들의 반발이 커지자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원단체들은 현재 교직 사회의 정서를 고려할 때 ‘교사의 다짐’ 형식의 프로그램 역시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보호 요구가 커졌고 악성 민원과 현장체험학습 사고 책임 문제 등을 둘러싼 교사들의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가 교사들에게 다시 ‘잘하겠다’는 선언을 요구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이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지금 교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현장에서 작동하는 교권보호 대책”이라며 “교직 사회가 처한 어려움과 정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프로그램을 추진한 교육부 행사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스승의날을 앞두고 교원들에게 ‘청탁금지법’ 관련 안내 논란도 갈등을 키웠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13일 내부 업무시스템인 에듀파인 팝업 배너에 ‘헷갈리는 청탁금지법 완벽 정리’ 안내를 띄웠다. 스승의날 선물과 관련한 민원을 사전에 막고 교사를 보호하려는 취지였다는 설명이지만 이를 두고 교원들 사이에서는 “스승의날에 교사에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청탁금지법이냐”는 반발이 나왔다.

한 교사는 “요즘은 케이크나 카네이션도 조심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이를 굳이 스승의날을 앞두고 팝업 배너로 띄운 것은 현장 정서를 전혀 모르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갈등에 대해 교육부는 이번 기념식이 스승의날 유공 정부포상과 표창 수여를 위한 행사라면서 교원단체들의 반발에 대해 선을 그었다. 교육부는 전날 ‘스승의날 행사에는 교원단체를 포함한 교육공동체가 참여합니다’라는 설명자료를 통해 “스승의날 행사에는 교원단체를 포함한 다양한 교육공동체 구성원이 참석한다”며 “수상 교원과 가족, 시도교육청 관계자, 한국초·중등교장협의회 등이 함께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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