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소·고발 없어 수사 대상 아냐”
‘채용청탁’ 제보자 고발건 수사 진척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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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물수수 의혹 등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8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각종 비위 의혹을 반년째 수사 중인 경찰이 ‘장남의 국가정보원 취업 청탁’ 의혹은 들여다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국정원 고위 간부와 장남 김모(39) 씨의 취업을 상의했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통화 녹음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에 관한 연쇄 의혹 폭로의 시작이었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 의원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장남이 국정원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다는 의혹은 수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장남 국정원 취업 청탁 의혹 관련해선 고발이 이뤄진 바가 없어 수사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수사 중인 김 의원의 13가지 의혹은 전부 고소·고발 중 추린 건”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취업 청탁 건은 수사하지 않는 쪽으로 계획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통화 녹음을 들어보면 김 의원 배우자 이씨는 지난 2016년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전화해 장남의 국정원 공채 불합격을 두고 ‘아빠(김 의원)가 야당 인사라서 그러느냐’며 항의했다. 이에 이 전 기조실장은 김 의원의 장남 이름을 언급하면서 “(아들을) 염두에 두고 경력직 추가 채용을 할 거다”라면서 “(아들을) 중심으로 10명 내지 20명 내지 뽑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후 김 의원의 장남은 국정원에 합격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아들 취업은 이미 국정원 감찰을 통해 문제가 없다고 밝혀진 일”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헤럴드경제는 이 전 기조실장에게 채용 청탁 의혹에 관해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으나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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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왼쪽), 김병기 의원 배우자 이씨. [헤럴드경제DB] |
김 의원은 의혹에 반발하면서 자신의 배우자와 이 전 기조실장의 통화 내용을 언론에 알린 성명 미상의 제보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 혐의는 국정원직원법 위반이다. 전직 기조실장의 통화 녹취를 갖고 있는 제보자가 전현직 국정원 관계자일 것이란 가정하에서다. 이에 국정원 관할서인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을 접수했다. 고발장에는 정당법 위반 혐의도 포함됐는데, 채용 특혜 의혹을 제기해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고발 후 10여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경찰 수사에 진척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3월 김 의원의 장남을 한 차례 피의자 소환했으나 이는 채용 특혜 아닌 김씨가 국정원 업무를 아버지 의원실 보좌진에게 맡겼다는 의혹 관련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업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했는지(국정원직원법 위반)를 살펴보고 있다. 김 의원의 전직 보좌진이 경찰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의원실에 국가 정상급 인사의 미공개 방한 일정 등을 공유하고 관련 업무를 부탁한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국정원 재직 중인 김씨의 신분을 고려해 그를 광수단 청사가 아닌 한 경찰서로 불러 조사했다. 신원이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김씨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보좌진에게 전달한 정보는 내부 비밀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수사 중인 김 의원 의혹 상당 부분은 김 의원의 가족 관련이다. 김 의원은 차남의 숭실대 편입과 빗썸 채용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도 받고 있다. 또 배우자 이씨가 동작구의회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동작경찰서의 수사를 무마하려 했단 의심도 받는다.
이밖에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공관위 간사이던 김 의원이 강선우 의원이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게서 공천헌금 1억원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 김 의원의 배우자와 측근이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공천헌금 3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의혹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지난해 12월 말 김 의원에 관한 여러 사건을 서울청에서 통합 수사하기로 한 후 반년 가까이 지난 시점 경찰은 ‘아직 수사가 남았다’는 입장이다. 6·3 지방선거가 지나야 결론이 날 것이란 관측이 경찰 안팎에서 나온다. 경찰은 지난달 10일 김 의원에 대한 7차 소환 조사를 마친 후 처분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