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상대 재판서 시효 만료로 패소
트위터 인수 관련 소송, 광고 보이콧 소송도 모두 패소
전문가들 “머스크, 막대한 예산 동원해 소송전 이어갈 듯”
![]() |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연전연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낸 소송들은 죄다 패소하거나, 거액의 합의금을 주고 소송을 취하하는 것으로 종결을 맺고 있다. 그럼에도 법원 판단을 통해 본인의 권리를 확인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세간에서는 머스크가 막대한 예산을 동원해 소송을 이어갈 것이라 전망했다.
머스크가 챗 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울트먼 CEO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18일(현지시간)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배심원 평결을 받아 패소했다. 이날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오클랜드지원의 배심원단 9명은 머스크가 법으로 정해진 시한 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판단, 만장일치로 패소 평결을 내렸다. 민사 소송에서도 다투는 사안에 따라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시한이 정해져 있는데, 머스크가 이를 넘겼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이번 소송에서 울트먼이 위반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은 ‘공익신탁 의무 위반’과 ‘부당이득’ 등이다. 이 두 사안의 소 제기 시한은 원고가 침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각각 3년과 2년이다. 배심원단은 머스크가 해당 문제를 2021년 8월 이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가 정식 소장을 제출한 2024년 8월은 이미 시효가 끝난 후여서 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올트먼이 그간 자신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해와 소송 제기를 미뤘다고 주장했으나 배심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심원단의 평결은 권고 효력만 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배심원 평결을 그대로 수용했다. 로저스 판사는 “배심원단의 결론을 뒷받침하는 상당한 증거가 있었다”며 “이에 나는 즉석에서 기각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머스크 측 대리인은 자신들이 항소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로저스 판사는 시효 경과 여부는 사실 판단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로이터 통신은 항소심에서 이를(소멸시효 경과)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머스크가 오픈AI와의 소송전 외에도 여러 법정 공방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머스크는 소셜미디어(SNS) 기업 트위터(현 엑스)의 임원진들이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 휘말린 바 있다.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전체 인력의 절반이 넘는 6000여명을 해고했는데, 이 과정에서 파라그 아그라왈 전 CEO 등 4명의 고위 임원에게 퇴직금을 규정대로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그라왈 CEO 등 4명은 총 1억2800만달러(약 1834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머스크는 이를 합의로 해결했다. 그가 얼마의 합의금을 지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트위터 투자자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미 법원은 머스크가 과거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고의로 주가를 떨어뜨렸다며 투자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머스크는 엑스 인수 이후 이어진 광고 보이콧 관련 소송에서도 같은달 패소했다. 미 텍사스주 북부 연방지법 위치타폴스지원의 제인 보일 판사는 광고 불매 담합을 했다며 엑스가 세계광고주연맹(WFA)과 주요 기업을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을 기각했다.
연이은 패배를 기록했지만 머스크는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막대한 예산을 동원해 소송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그는 보유 자산이 8000억달러 이상이라 평가받는 인물로, 다음달 12일 스페이스X가 상장된다면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가 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연이은 패소나 그로 인한 벌금, 소송 비용 따위는 머스크의 소송 공세를 멈추게 할 수 없을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의 도로시 런드 교수는 “그가 멈출 것 같지는 않다”며 “지금까지 누구도 머스크에게 실질적인 결과나 책임을 부과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런드 교수는 “머스크처럼 법정과 여론전에서 끊임없이 싸움을 이어가는 인물은 드물다”며 “그는 대중 여론도, 큰 위험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러큐스대 로스쿨의 슈바 고시 교수는 머스크의 독특한 성격을 거론하면서 그가 패소와 무관하게 소송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머스크가 오픈AI와 법정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도 스페이스X 상장 작업을 동시에 추진한 점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