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2심 벌금형
대법원, 벌금형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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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3년 4월 서울 지하철 삼각지역에서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지하철역 승강장에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스티커 수백장을 붙인 혐의를 받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등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공동재물손괴 혐의에 대해 1심에선 무죄가 선고됐지만 2심에서 유죄로 뒤집힌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0일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재물손괴 혐의를 받은 박 대표에게 벌금 300만원, 권달주 상임공동대표와 문애린 공동대표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박 대표 등은 지난 2023년 2월께 서울지하철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승강장 바닥과 벽에 장애인 예산과 이동권 확보를 요구하는 스티커를 붙인 혐의를 받았다. 레커 스프레이를 뿌린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역에서 복구작업을 하는 동안 승객 불편과 불쾌감이 상당해 재물손괴 혐의가 성립한다며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실제 당시 서울교통사 직원 30여명이 이틀 간 주간·야간에 스티커 및 스프레이 제거작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장연 측은 “장애인 이동권의 현실을 알리기 위한 행위였다”며 “스티커가 표지판 등을 가리지 않아 통행 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지난 2024년 5월 박 대표 등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삼각지역 승강장의 효용(쓸모)을 해칠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스티커가 다소 접착력이 강한 재질이긴 해도 제거가 현저히 곤란해 보이지 않는다”며 “해당 장소로 승객이 이동하지 못한 것도 제거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에만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심에선 유죄로 뒤집혔다. 2심은 지난해 1월, 박 대표 등에게 벌금 100~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피고인들의 행위로 지하철 이용객들은 안내표지 및 안내판 등의 위치를 찾는 것에 상당한 불편감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이 당시는 출근 시간인 월요일 오전 8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승강장의 미관이 훼손된 정도도 상당하다”며 “당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알리려는 목적에서 그랬다는 점을 고려해도 지하철 이용객 일부는 불쾌감이나 저항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승강장의 원상회복을 위해 서울교통공사 직원 30여명이 이틀간 주간·야간에 제거작업을 했다”며 “스티커를 떼어내도 접착제 성분 일부가 벽에 남아있는 등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전장연 측에선 “장애인 이동권의 현실을 알리기 위한 정당행위였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은 “다른 합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보지 않고 굳이 수백 장의 스티커를 벽면과 바닥에 빼곡히 부착했어야 할 긴급성이나 불가피성, 상당성 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2심 판결에 대해 전장연 측에선 불복했다. 2심 선고 후 박 대표는 “재판부가 ‘다른 합법적 수단을 강구해보지 않았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는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며 “장애인의 기본적 이동할 권리조차 보장하지 않는 사회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2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벌금형을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