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적자사업부 ‘메모리 들러리’ 불만에 ‘파업 강행’ 기류도…최승호 “노조 가치 끝까지 요구”

최승호 위원장, 합의안 찬반 투표 하루 남기고 입장문 발표
“사측의 원칙과 노조의 원칙이 정면 부딪힌 싸움”
“노조 추구 가치 끝까지 요구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 있을 수 있다”고 소회 밝혀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26.5.20 [공동취재]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파격적 보상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내일(22일) 오후부터 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가 진행되는데, 투표 전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이번 교섭은 사측의 원칙과 노조의 원칙이 정면으로 부딪힌 싸움”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노조가 추구하는 가치를 끝까지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적자 사업부에서는 “메모리만 좋은 일 시켜줬다”며 잠정 합의안을 부결한 이후 총파업을 진행하자는 극단적인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최 위원장이 총파업은 안 된다는 입장을 넌지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최 위원장은 ‘잠정합의안 투표를 앞두고’를 제목으로 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합의안은 초기업 노조 및 공동투쟁본부가 최선을 다해 이끌어낸 결과물임을 먼저 말씀드린다”며 운을 뗐다.

이어 “이번 교섭은 단순한 임금 결정의 자리가 아니라, 회사의 원칙과 노조의 원칙이 정면으로 부딪힌 싸움”이었다며 “노조는 마지막 수단인 총파업을 예고했고, 그 전날 중노위 사후조정에서까지 회사의 원칙은 변화가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총파업을 강행하기 위한 이동 중, 고용노동부 관계자의 연락으로 ‘간극을 좁혀보자’라는 연락이 있었고, 고민하여 수락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노조가 추구하는 가치를 끝까지 요구했다는 점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합의안을 두고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 등 적자 사업부에서는 “10년간은 성과급 못 준다고 1년만 받고 끝내라는 거냐”, “화력은 우리가 모으고 메모리만 좋은 일 시켜줬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켜 파업을 해야한다는 극단적인 얘기도 나온다.

최 위원장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소수의 인원으로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지만, 이번 합의안이 조합원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에 잠정합의안 투표의 결과로 조합원들이 주신 초기업 노조의 성적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 “초기업 노조는 이번 임금협약을 발판 삼아 현장 조직을 넓히고, 단단히 다지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겠다”며 “곧 다가올 2027년 임단협 및 노사관계를 비롯해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를 하나하나 매듭지겠다.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마무리 지었다.

삼성전자 노사는 ▷사업성과의 10.5%를 성과급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의 경우 지급률 상한 폐지 등에 잠정합의했다. 메모리 부문의 경우 6억원 가량의 성과급을, 올해 적자가 유력한 비메모리 부문도 최소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