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공통 조직 찬성 우세 속 통과 될 듯
DX부문 중심 동행노조 무효 가처분 신청도
주주단체 “소액주주권 행사 위한 지분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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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지법 청사 앞에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이 주축이 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집행부가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중지 등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율이 90%를 돌파했다. 투표 종료를 하루 앞두고 대부분이 투표를 마친 상황이다.
10명 중 9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인데, 투표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조합원 중 비중이 높고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메모리 부문과 공통 조직의 구성원들 대다수가 투표권을 행사했다는 뜻이라 가결 가능성이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투표보다는 이후에 성과급 사태로 빚어진 부문간 갈등 양상을 얼마나 빠르게 봉합하고 다시 ‘원팀’으로 단일 대오를 형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재 DX(완제품)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부문에 치우친 성과급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DX부문을 위주로 꾸려진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는 투표 중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사업부 간 갈등을 넘어 계열사 불만도 커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도 이번 성과급 사태를 바라보며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에서도 성과급 제도 개선을 두고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주단체는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이 부당하다며 본격적인 소액주주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의결권 1.5%를 결집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로부터 주주 명부 열람 권한을 확보한 단계다.
▶투표 종료 하루 앞두고 5만7000여명 중 5만2000명 참여=26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잠정합의안 조합원 투표율은 90.45%로 나타났다.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수가 7만1000명을 넘는 삼성전자 과반노조다. 21일까지 노조에 가입하고 4월 조합비를 납부한 5만7290명에게 선거권이 있다. 지금까지 5만2000여명이 참여한 셈이다.
함께 교섭에 참여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도 동시에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여명이고 이 중 8187명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잠정합의안이 통과되려면 재적 조합원 과반이 투표에 참여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DS부문을 중심으로 꾸려진 초기업노조가 합의안 도출을 주도한 만큼 역시 이들을 중심으로 가결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직원 수는 7만7300여명인데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2만7000여명, 공통 조직이 2만80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사내에서는 메모리사업부와 공통 조직을 중심으로 합의안에 대한 찬성 의견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시스템LSI·파운드리 조직에선 여전히 불만 목소리가 크다. 올해는 2억원 가까운 성과급을 수령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성과급 재원을 ‘부문 40%·사업부 60%’로 배분하기로 하면서 반발이 생겼다.
▶동행노조, 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더 큰 소외감을 느끼는 곳은 DX부문이다. 비메모리는 적자임에도 DS부문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받지만 DX부문은 흑자에도 600만원 성과급에 그친다. 이미 잠정합의안 부결 운동을 비롯해 법적 조치에 돌입한 상태다. 비반도체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노조(동행노조)는 이날 오전 법원에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전삼노와 공동투쟁본부를 꾸려 사측과 협상에 나섰으나 이달 초 교섭단에서 탈퇴한 바 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 측에서 양해 각서에 기재된 여러 의무를 위반해 공동교섭단 참여를 종료하겠다고 통지한 적은 있으나 이 통지만으로 공동교섭단에 참여한 소수노조를 배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DX부문 임직원이 5만명이 넘는데 이 목소리를 원천 차단하는 것에 대해 법원에서 고려를 좀 해달라”고 밝혔다.
DX부문 조직원도 동행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합의안이 나온 뒤 2600명 수준이던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발표 하루 만에 1만명 가까이 늘었다. 26일 오전 7시 기준 조합원 수는 1만2931명이다.
▶‘성과급 불길’ 계열사로 확산 조짐=성과급을 향한 불만은 삼성전자 내부를 넘어 외부 계열사로도 확산되고 있다. 잠정합의안 도출이 계기가 됐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도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해 ‘최고실적 동기부여 프로그램’ 도입을 두고 사측과 하반기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5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쳤지만 삼성전자와 유사한 성과급 구조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삼성전기 역시 초과이익성과급(OPI)가 최근 수년간 연봉의 5~6%에 그쳐 성과 체계 개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와 영업이익의 10% 중 하나를 택하는 안을 놓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지난해 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으로 인해 1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SDI에서도 OPI 산정 기준을 놓고 의아해하는 시선이 감지된다. 삼성SDI는 작년 성과급 지급률이 0%였는데 삼성전자 비메모리가 억단위 성과급을 받게 되면서 불만이 퍼지고 있다.
소액주주단체도 본격적으로 집단행동을 시작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지난 23일 삼성전자가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의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오는 27일 오후 또는 2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주주명부 열람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액주주단체는 주주명부 열람 후 주주 결집과 공동행동을 요청하는 공식서한문을 발송한다.
소액주주단체는 ‘영업이익 N%’ 성과급 보상안이 주주 배당 재원을 침해한다며 법적 절차를 예고했다. 이를 막기 위해 지분율 1.5%를 확보해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를 요청하려 한다.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행사는 지분율 0.025%로도 가능해 주주 결집 단계에 따라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정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