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쏠림 결코 용인 안해” 작심한 당국…환율 1535원 마감

1555.2원 거래 시작…구두개입 이후 하락
투기성거래 ‘주범’ 지목…안정화 조치 박차

 

원/달러 환율이 4.1원 내린 1535.0원을 기록 중인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장한 원/달러 환율이 당국 구두개입 등 조치에 소폭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1원 내린 15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종가 기준 환율이 떨어진 것은 4거래일 만이다. 다만 15거래일 연속 1500원대 기록은 이어갔다.

이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1590원) 이후 최고치인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1540원대 후반으로 소폭 떨어졌다가 오전 11시 전후 다시 1550원대를 넘겼다.

외환당국이 오전 11시 46분께 “펀더멘털(기초 요건)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의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구두개입한 뒤 환율은 다시 1550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후 하락폭을 더 키우며 1533.3원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하며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주간 거래에서 환율의 변동 폭은 21.9원에 달했다. 작년 12월 26일(24.8원)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외환당국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경제 상황 대비 과도하게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환율을 제외한 경제 지표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올해 4월까지 경상수지는 누적 1026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GDP)도 전망치를 두 배 가까이 웃돌며 ‘깜짝 실적’을 냈다.

당국은 NDF(역외선물환) 시장을 중심으로 한 투기성 거래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여러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NDF란 해외에서 외화를 직접 거래하지 않고, 만기 시점 환율 차이만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증거금(보증금)만 내면 실제 금액의 수십 배까지 투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적은 돈으로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다.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환율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그 이상으로 투기적 거래가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과 등은 긴급 시장상황점검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우선 외환시장에서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움직임 또는 시장교란 의심 행위가 있는지를 한국은행·금융감독원의 검사 등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처를 할 계획이다.

시장기능을 교란하거나 가격 발견 과정을 방해할 의도로 하는 거래, 고객에게 불리하게 가격을 변동시키려는 의도로 특정 시점에 고객의 주문보다 큰 규모로 하는 일방향 거래 등에 당국은 특히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재경부·국가정보원·국세청·관세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합동으로 구성한 ‘불법외환거래 대응반’을 가동해 환율 상승에 편승해 수출입 기업들이 수입대금 지급을 앞당기거나 수출대금 수령을 과도하게 지연하는 불법 거래를 하는지도 조사하기로 했다.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해 NDF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NDF 거래를 역내로 흡수하는 방안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NDF 거래에서 시장 교란이나 쏠림 등을 국내 외국은행 등을 통해 조사하고, 가격 인센티브 등을 활용해 NDF 거래 물량을 역내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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