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투표소에서도 대기표 ‘제각각’
투표소마다 다른 연장투표 마감 혼선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강남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대기자 연장 투표를 둘러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침이 투표소마다 다르게 적용된 정황이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중앙선관위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 선관위는 선거 당일 오전 11시58분쯤 투표용지 부족 대응 방안을 처음 논의했다. 이후 오후 2시20분쯤부터 잠실4동 제7투표소에 투표용지를 추가로 보내는 등 조처를 했으나 투표소마다 대기자 연장투표 지침이 엇갈린 정황이 드러났다.
선거상황실은 투표 종료가 임박한 오후 5시55분쯤에서야 송파구 선관위에 ‘대기 인원은 투표용지 도착 시까지 대기 후 투표 진행하라’는 지시를 전달했다.
투표 종료시간이 지난 오후 6시20분 선거상황실은 송파구 10개소·강남구 1개소·광진구 1개소 투표소 등에서 투표용지가 떨어진 정황을 파악했다. 이 가운데 한 곳인 문정2동 제2투표소는 선거상황실 인지 후 5분 만인 오후 6시25분에 대기인 투표를 종료했다.
선관위 위촉을 받은 송파구청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투표 관리관은 당시 현장에서 ‘왜 투표를 일찍 마감하느냐’는 대기 유권자들 항의에 “연장 투표를 6시25분까지만 진행하기로 했다. 마감 시간은 투표소 사정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표를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속출했다.
문정2동 주민 김민지(58) 씨는 헤럴드경제에 “투표 연장이 몇 시까지인지 누구도 제대로 안내해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에게 투표 허용 시간을 터무니없이 짧게 준 것 관련 중앙선관위에 민원을 접수했다”고 했다.
박소정(27) 씨도 “오후 4시40분쯤에 투표소에 도착했는데 대기표가 있으면 오늘 내 투표가 가능하다는 투표소 관계자 말만 믿고 귀가했다”면서 “그런데 투표소가 고작 6시25분에 마감해 결국 투표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투표소에서 대기 번호 발급 후 한 표를 행사한 박모(42) 씨는 “오후 6시가 넘어서야 25분에 투표소를 닫는다는 단지 내 안내 방송이 있었다”며 “하던 일을 내려놓고 부랴부랴 달려왔다”고 했다.
반면 잠실2동 제5·6투표소 등은 각각 오후 7시35분, 8시3분까지 연장 투표가 이뤄졌다. 가장 늦게까지 투표시간이 연장된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오후 10시까지 대기자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마다 연장 투표 시간에 대한 일관된 지침이 부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투표소인데도 다른 형태의 대기표를 배부하기도 했다. 한 유권자가 받은 ‘투표 마감 시간 도착 선거인’이라고 적힌 대기표에는 투표 관리자의 직인이 찍혔지만 다른 유권자 대기표는 직인 없이 손글씨로 대기 번호가 적혀있었다.
해당 투표소에서 오후 6시 넘어 투표한 김모(57) 씨는 “앞서 투표한 주민이 버린 대기표를 주워서 투표했다”고 했다. 실제로 투표 관리관은 일부 유권자 항의에 대기표를 직접 발급받았다는 확인 없이 투표를 허용해 주기도 했다.
중앙선관위는 “선거 당일 투표율이 높아지며 투표소별 잔여 투표용지 수량 파악이 미흡했다”고 이번 사태 원인을 자체 진단했다.
중앙선관위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방선거 당일 송파구를 포함해 전국 140개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발표치보다 73곳 늘었다.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투표가 중단됐다가 용지 공급 후 재개된 투표소는 26곳이었다. 전례없는 투표소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는 진상규명위원회는 10일부터 가동된다. 김아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