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투기·시장교란 있었나…한은·금감원, 외환 공동검사

투기적 거래·환율 쏠림 현상 집중 점검
은행 위법 확인 시 “엄중한 조치” 예고

미국 금리인상 전망과 미·이란 종전 불확실성 속에 고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 내 은행 환전소에 실시간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국 금리인상 전망과 미·이란 종전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 속에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자 외환당국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를 겨냥한 외환 공동검사에 나선다. 원화 약세 베팅과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NDF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역외 거래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10일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한 외환공동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일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의 후속조치로, 서면검사와 실지검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공동검사는 외국환은행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외국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 등 외환시장 안정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시행된다.

점검 대상에는 시장기능을 교란하거나 가격발견 과정을 방해할 의도로 거래한 행위, 고객에게 불리하게 가격을 변동시키려는 의도로 특정 시점에 고객 주문보다 큰 규모의 일방향 거래를 실시한 행위 등이 포함된다. 이는 서울 외환시장 행동규범 제4조에서 규정한 대표적인 시장 교란 사례다.

당국이 NDF 거래를 정조준 한 것은 원화 약세 흐름의 상당 부분이 역외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런던·뉴욕장 등 야간 시간대에 큰 폭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시장에서는 NDF를 통한 원화 약세 베팅이 환율의 일방향 쏠림과 변동성 확대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NDF는 실제 원화를 주고받지 않고 환율 차액만 달러로 결제하는 파생상품이다. 적은 증거금만으로도 대규모 포지션 구축이 가능해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은과 금감원은 공동검사 결과 은행의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부당한 이익을 목적으로 외국환 시세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를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정부는 NDF 거래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관련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격 형성 과정이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역외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시장 중심의 거래를 확대해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이날 6차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NDF 시장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를 국내 외환시장으로 점진적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면서 “민간 금융기관의 해외 달러 자금 조달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기준 완화와 외환건전성 부담금 면제 조치 연장 등 외환거래 규제 개선 방안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외환시장의 가장 큰 손은 국민연금”이라며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자금에 대해 해외 채권 발행, 해외 차입, 외환 스와프 확대 등 조달 방식을 다변화해 국내 외환시장에 집중되는 달러 수요를 분산시키는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연일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주요 4개 기관장이 예정에 없던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투기적 거래와 시장 교란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8일 시중은행과 외은지점 관계자들을 소집해 시장 교란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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