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상승에 인플레이션 압박도 커져
ECB, 금리 0.25%P 상승…美·日도 가시권
한은, 다음달 16일 금통위 회의서 금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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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한은 별관에서 열린 ‘창립 제7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신 총재는 기념사에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은행 제공]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재차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한 것은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들이 일제히 ‘통화 긴축’ 정책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은에 따르면 신현송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통방) 회의를 시작으로 12일까지 약 2주 동안 총 세 차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취임 후 첫 통방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 거론한 데 이어 이달 1일 ‘BOK 국제컨퍼런스’에서도 “주택가격, 그리고 가계부채를 생각할 때 환율을 고려하면 모든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재차 긴축적 메시지를 냈다. 더 나아가 이날 창립기념사에서는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속도까지 언급했다.
그만큼 현재 경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신 총재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한 관계자는 “신 총재는 본인이 확신에 설 때까지는 확실한 표현을 잘 안 하지만, 한번 확신이 서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경제성장 경로나 물가, 금융안정과 외환시장 등 통화정책의 모든 주요 지표는 ‘금리 인상’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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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전기 대비 1.8%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달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2.6%로 높였는데, 더 나아가 3%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교역조건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명목성장률도 10.5%를 기록했다. 실질 구매력 지표인 GDI(국내총소득)와 GNI(국민총소득)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롤은 26개월 만에 3%대에 올라섰다. 그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근원물가 오름세마저 일부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등으로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근원물가란 가격 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한 물가 지표다.
금융시장과 외환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평균 0.27% 오르며 상승폭이 전주 대비 0.02%포인트 확대됐다. 전날 한은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81조8000억원으로 4월 말보다 6조9000억원 늘었다. 2024년 8월(+9조2000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빚투(빚 내서 투자하기)’ 열풍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3조7000억원 급증했다.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당국 안팎에서는 이젠 1500원이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환율은 11일까지 18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말~1998년 초 49거래일 연속 이후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12일 원/달러 환율 10.9원 내린 151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해외 주요 중앙은행들도 긴축적 메시지를 연이어 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1일(현지시간) 중동발(發) 인플레이션 우려에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씩 높였다. 2023년 9월 이후 2년 9개월 만의 인상이다. 다음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나 일본중앙은행(BOJ)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 결정 또는 매파(통화긴축 정책 선호)적 동결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다음달 16일 금통위 통방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신현송 총재의 잇따른 강경 발언을 고려하면 이날 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한편, 신 총재는 창립기념사에서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 ▷원화 국제화 ▷성장잠재력 제고 등 구조적 과제들도 제시했다.
그는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의 잠재적인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부와의 거시건전성정책 공조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생산적 부문으로의 자금 이동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화 국제화를 통해 우리 외환시장의 심도를 높이고 기초체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음 달 예정된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이후 계획 중인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구축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역외 선물환(NDF) 거래 수요를 역내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경제 상황의 상당 부분은 외부 여건이 우호적으로 바뀐 데 따른 결과”라며 “이런 때일수록 당장의 성과에 만족하기보다 차분히 현실을 진단하면서 다가올 미래의 변화에 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충된 재정 여력과 기업 재무 여건을 바탕으로 미래의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세대·계층 간 양극화를 완화하는 노력도 지속해 나가야 한다“며 ”인구구조 변화 등 누적된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벼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