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의장 선거 ‘춘추전국시대’ 열리나?

민주당 80석 압도적 다수 속 의장·부의장·원내대표 선거 경쟁 본격화
최다선 5선 김기덕 vs 4선 김인제, 여기에 3선 의원들까지 가세…“선수(選數) 존중 전통 지켜야” 의견 나와 주목


서울시의회 본관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았지만 제12대 서울시의회 권력 지형을 둘러싼 경쟁은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서울시의회에서는 118석 가운데 80석을 확보하며 압도적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38석에 그쳤다.

서울시의원 선거가 소선거구제로 치러지는 특성상 민주당이 지역별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거 당선자를 배출한 결과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부에서는 제12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원내대표, 운영위원장 등 핵심 당직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관심은 서울시의회 의장 선거에 집중된다.

서울시의회 의장은 연간 예산 규모 50조원에 달하는 서울시를 견제·감시하는 시의회를 대표하는 자리로, 사실상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시정을 이끄는 양대 축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민 1000만 명을 대표하는 정치적 상징성도 크다.

현재 의장 후보군으로는 최다선인 5선의 김기덕 의원(전 부의장)과 4선의 김인제 의원(전 부의장)이 거론된다.

여기에 3선의 강동길, 임만균, 봉양순, 이승미 의원까지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려 6명이 경쟁하는 ‘춘추전국시대’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문제는 의장 선거가 과열 양상으로 흐를 경우 민주당 내부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의회 안팎에서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의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대 서울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한 전직 시의원은 “서울시의회는 오랜 기간 선수 중심의 질서를 존중해 왔다”며 “한 번도 최다선 원칙이 크게 흔들린 적이 없었다. 만약 이 전통이 무너지면 앞으로도 의장 선거 때마다 심각한 내부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인 현 11대 서울시의회 당시에도 전반기 의장은 최다선인 4선 김현기 의원이 추대 형식으로 선출됐다.

정치권에서는 선수(選數)가 단순한 경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오랜 의정 경험과 당내 신망, 의회 운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이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정리하느냐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중앙당이나 서울시당 차원의 조율 필요성도 제기된다. 의장 선거가 지나친 계파 경쟁이나 지역 대결로 번질 경우 향후 4년간 의회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인제 의원은 15일 가장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하며 선거전에 불을 지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에 재의결 권한을 가진 3분의 2 의석, 즉 80석이라는 압도적 힘을 부여했다”며 “이는 오세훈 시정의 독주를 견제하고 시민의 삶과 생명을 지키라는 엄중한 명령”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한 견제와 책임 있는 대안을 통해 서울시민의 뜻을 실현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의장 선거에는 성흠제 의원과 이영실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며, 민주당 원내대표에는 이현찬 의원 당선자와 이상훈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위원장에는 이병도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제12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원 구성은 다음 달 초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민주당 내부 교통정리 과정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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