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위 “송파구선관위 투표지 부족 예상했지만…서울시선관위 안일대응”

경찰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경찰 수사관들이 선관위 청사 총무과로 들어가고 있다. 윤승현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구(區)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일 오전부터 조기 경보를 울렸음에도 서울시선관위와 중앙선관위가 이를 묵살하다가 5시간이 지나서야 뒤늦게 공동 대응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의 안일한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의 조현욱 위원장은 15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4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열고 “서울시선관위의 안일한 대응과 사태 심각성에 대한 미온적 인식에 대해 엄중한 책임 추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조사 결과를 밝혔다.

진상조사위 결과에 따르면, 선거 당일인 3일 오전 11시 40~50분께 이미 송파구선관위 직원이 무번호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예견하고 서울시선관위에 일련번호 부여를 문의했다. 최악의 투표 중단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었으나, 서울시선관위는 추후 발생할 파장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이후 서울시선관위가 송파구선관위에 두 차례에 걸쳐 총 1000매의 일련번호를 추가 부여하는 과정에서도 심각한 보고 누락이 발생했다. 실무 담당 직원이 이 같은 비상 상황을 서울시선관위 상임위원이나 사무처장 등 지휘부에 전혀 보고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선관위 내부의 위기 대응 체계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위 아랫사람 할 것 없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게 조사위의 설명이다.

상부 기관이 사태를 파악한 건 현장의 경고가 시작된 지 5시간이 지난 오후 4시 46분께였다. 송파구선관위 사무국장이 서울시선관위 선거과장에게 “투표용지가 부족해 일련번호를 기재하지 않은 채 투표소에 용지를 내보내겠다”고 통보한 뒤에야 서울시선관위는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바닥나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의 항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었다. 조 위원장은 “서울시선관위는 계속되는 구선관위의 일련번호 문의에도 상황을 깨닫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응하는 등 부적절한 처사로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관위는 오후 5시가 넘어서야 현장 민원을 접수하고 서울시선관위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확인했다. 선거 마감을 불과 한 시간 앞둔 시점이 되어서야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의 공동 대응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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