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화오션 사례 산업계 충격
법·해석 지침 보완 시급 주장 커져
장동혁 “노조와 협상하다 끝날 판”
![]() |
|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 1만 간부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과 깃발을 들고 있다. [연합] |
![]() |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이 시행 100일을 맞은 가운데 산업현장 곳곳에서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주요 사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노동위원회에서 이를 뒤집는 판단이 나오는 등 원·하청 교섭 갈등이 한층 가중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향후 법원 판례가 쌓일 때까지 현장 혼란과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야권을 중심으로 “보완입법이 신속하게 추진돼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15일 ‘한화오션이 급식업체의 하청 노조인 웰리브지회와 교섭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도 같은 날 현대자동차 하청 노조 10곳이 공동 제기한 교섭 요구 건에 대해 노조 의견을 받아들여 현대차를 ‘진짜 사장’이라고 인정했다. 10곳 노조원들은 현대차 공장과 연구소, 차량 판매 대리점 등에서 연구·생산직, 보안직, 판매직, 구내식당 업무직 등을 맡고 있다.
통상 대부분 기업들이 외주를 맡겨 온 급식·청소 등 비핵심 업무에 대해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것이다. 이번 판단에 대해 산업계는 “기업의 교섭 부담이 전방위로 가중될 것”이라면서 충격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측은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에서 공장 구내식당 등은 하청 노조에 대한 구조적 통제에 해당하지 않는 대표적 사례로 예시한 바 있다”며 “직접적인 생산 원·하청 관계가 아닌 지원 업무까지 교섭 상대방을 확대할 경우 산업 전반의 혼란이 확대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같은 현장 혼란 가중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위의 이번 판단으로) 현대차의 협력 업체만 8500개에 달하는데 이제 1년 365일 노조와 협상만 하다 끝날 판”이라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똑같은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장 대표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당장 노란봉투법의 폭주를 멈추고 노동개혁에 나서야 한다”면서 “민주노총과 손절하고 올바른 청년정책, 노동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회에서는 ‘국가비전 2050포럼’ 주최로 ‘노란봉투법 시행 100일, 현장은 무엇을 말하는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국가비전2050포럼은 여야의 초선 의원 주축으로 지난 2024년 결성된 초당적 연구단체로, 현재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포럼의 대표의원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은 포럼 개회사에서 “국회는 법을 만들지만 그 법의 결과는 결국 현장에서 나타난다”면서 “입법의 책임은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법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 점검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며, 필요하다면 보완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노란봉투법 시행 100일만에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은 커졌고, 기업 경영의 예측 가능성은 낮아졌다”면서 “정부와 여당은 현장 혼란을 부추기는 노란봉투법의 보완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등 노동정책의 전면적인 기조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각 산업계 대표들은 “법과 해석지침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배상운 대한건설협회 기술안전실장은 “건설현장에서 원청의 안전관리 의무를 사용자성 판단 근거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원청이 사용자로 인정되면 파업 시 대체근로가 막혀 공기 지연·공사비 증가·주택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 역시 “원청에 대한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교섭의제 범위가 불명확해 완성차업계의 법적 리스크가 크다”면서 “자동화·조직개편·투자·생산배치 같은 경영 판단이 쟁의의 대상이 되면 미래차 전환과 투자 유치 등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현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도 “(지침에서) 도급·위임계약상 정상적 지시와 근로조건 지배의 경계가 모호해 예측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라면서 “조선업처럼 공정 연계가 강한 산업은 대체근로 허용, 점거 제한 등 조업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강승헌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과장은 “(일각의 우려처럼) 한 원청에 수십·수백 노조가 몰리는 상황이 일반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정부는 시행령·상생교섭절차 매뉴얼·해석지침 등을 통해 제도 안착과 현장 갈등 예방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대근·윤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