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종전 청구서’ 동맹으로…韓 재건·해상안보 압박하나

재건기금은 ‘민간 투자’
해상안보는 ‘군사 기여’


호르무즈 해협 [AFP]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타결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후 재건과 해상안보 부담을 동맹국에 분담시키려는 미국의 압박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재건기금 참여와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 기여를 둘러싼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공식서명했다.

종전 서명은 미국이 주도하지만 전후 이란을 재건할 3000억 달러(약 454조원)의 청구서는 걸프 국가와 아시아 기업들을 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돈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못 박았는데, 출자 명단엔 한국 기업까지 거론된다.

특히 한국은 에너지·건설·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 유럽·일본과 함께 주요 참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위한 ‘해상안보 청구서’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이후 기뢰 제거 작업과 다국적 해군 배치를 언급하며 동맹국들의 군함 파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이미 지난 3월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는 종전 이후 안정화 작전이라는 명분 아래 보다 구체적인 참여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7월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도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를 위한 소해함 파견은 국회 동의가 필요하고, 작전 준비와 이동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다.

대신 한국은 ‘외교적 참여’와 ‘제한적 기여’ 전략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 연합작전 틀 안에서 정보·물자 지원, 또는 비전투 임무 중심으로 역할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재건 분야 역시 정부 직접 부담보다는 기업 중심 참여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문가들 역시 즉각적인 군사적 기여에는 선을 긋고 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기뢰 유형과 분포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소해 전력을 당장 파견하기 어렵다”며 “신중히 논의한 후 국회 동의를 받으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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