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USA’ 휩쓴 K-바이오 노조 리스크에 발목 잡히나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파트너십과 수주 경쟁을 벌인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높아진 위상이었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앞세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빅파마들과 연이어 미팅을 진행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현장에서는 K-바이오를 향한 관심도 예년보다 한층 뜨거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대규모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력 확대에 나섰고, 다수의 국내 기업도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기회를 모색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가 경쟁력을 입증한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노사 갈등이 산업 경쟁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장기화되며 준법투쟁이 이어지고 있고, 셀트리온에서도 최근 노동조합이 출범하는 등 국내 업계 전반에서 노사 이슈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노동자의 권리와 처우 개선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경쟁하는 바이오 산업의 특수성 또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같은 우려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일수록 더욱 크게 나타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바이오의약품은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등 대체가 어려운 의약품이 대부분이다. 24시간 멈춤 없이 운영되는 생산 공정은 작은 일정 차질도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생산 안정성은 단순한 기업 경쟁력을 넘어 환자 치료의 연속성과 직결되는 핵심 가치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공급 안정성은 고객사의 신뢰를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최근 미국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으로 국내 CDMO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BIO USA를 통해 확인된 K-바이오의 높아진 위상이 실제 대형 수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력뿐 아니라 ‘언제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부 노사 갈등이 장기화돼 생산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면, 어렵게 확보한 경쟁 우위도 흔들릴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초기업노조 탈퇴를 공식화하고 독자 교섭에 나선 가운데 노사 갈등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노사는 최근 교섭을 재개하고 대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타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노동조합이 현실적인 접점을 찾기보다 과도한 요구를 지속한다면 이는 고스란히 K-바이오의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는 노동조합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BIO USA에서 확인한 글로벌 경쟁력과 어렵게 찾아온 시장의 기회가 노조의 장기 투쟁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산업의 특수성과 환자 치료의 연속성, 글로벌 고객사의 신뢰를 고려한 책임 있는 선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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