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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미국과 중국이 지난 3월 비공식 채널을 통한 핵 대화를 5년 만에 재개했다고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 측 관계자를 인용, 중국 측이 당시 대화에서 대만에 핵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직 정부 관계자와 학자 등이 참여한 비공식 핵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정부 차원의 공식 논의인 '트랙1'이 아니라 '트랙2'(혹은 트랙 1.5)로 불리는 반관반민 형식의 비공식 대화였다. 트랙2 대화에는 정부 입장을 결정하는데 직접 관여하지는 않더라도 그에 대해 권위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전직 관료와 학자 등이 참여한다.
당시 회의에 미국 측에서는 전직 관료와 학자 등 6명이 대표로 참석했다. 중국 측 대표단은 학자와 분석가들로 구성됐는데 이 가운데 여러명은 전직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었다.
미국 측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중국이 대만에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고, 중국 측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측 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학자 데이비드 산토로는 "중국은 대만과의 싸움에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놓고 대만과 갈등을 빚고는 있지만 핵을 사용하지 않고 재래식 무기만으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이 대만과의 재래식 전쟁에서 패한다면 억지력을 회복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3월 회담에서는 중국의 '핵무기 선제 불사용' 정책과 '최소억지 전략'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핵무기 선제 불사용 정책은 적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 먼저 쓰지는 않는다는 것이며, 최소억지 전략은 적국의 핵 공격을 억지할 수 있을 정도로 최소한의 핵전력만 보유한다는 전략이다.
이 두 가지는 중국의 전통적인 핵전략으로 여겨져 왔지만, 미국은 최근 중국이 핵 보유량을 늘려감에 따라 이 정책들이 아직도 유효한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왔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지난해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500개 정도이며 국방부는 이 수치가 2030년까지 1천개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중국 대표단은 이런 정책들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답했다고 산토로는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은 핵무기 보유에 있어 미국을 따라잡는 데 관심이 없으며,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미국이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 회의와 관련한 질의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국무부가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대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으며, 트랙2 회담이 공식 회담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