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시장 일행 6박7일 벤치마킹서
일본 구마모토시를 방문한 순천시 방문단이 현지에서 쿠마몽 쇼를 관람하고 있다. |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일본 콘텐츠 산업과 도시재생 벤치마킹차 최근 6박7일 일정으로 일본을 다녀 온 순천시방문단이 놀랄만한 창작 아이디어를 얻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22일 순천시에 따르면 노관규 시장 일행은 지난 15~21일까지 흑두루미 도래지인 가도시마 이즈미(出水)시를 방문하고 구마모토 지역을 방문해 문화콘텐츠 산업을 기반으로 도시 경제를 살려내고 지역 특색에 맞는 미래 고부가가치를 창출한 지자체 사례를 목도했다.
이번 방문은 이즈미시 방문 및 아시아 도시경관상 수상식 참석 등의 일정과 더불어 5일 간 큐슈 쿠마모토시, 후쿠오카, 오사카 등을 방문하고 생태 위에 문화콘텐츠를 더한 문화산업 메카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접목점을 찾기 위해 추진됐다.
17일 노관규 순천시장과 시청 직원들은 ‘쿠마몬(くまモン)’으로 유명한 구마모토시를 방문, 고유 캐릭터 하나가 지역 경제를 일으키고 있는 현장을 확인했다.
쿠마몬 빌리지 관계자에 따르면, 구마모토현 마스코트로 자리 잡은 ‘쿠마몬’은 1800여 개가 넘는 일본 지역 캐릭터 중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을 만큼(2012년) 세대와 지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사랑받는 캐릭터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의 IP(지적재산권)이 공연콘텐츠 및 굿즈·상품 등으로 확장돼 연간 1700억 엔(한화 약 1조 5000억 원)을 지역에 창출해 주는 ‘효자 캐릭터’인 셈이다.
18일에는 규슈지방 만화문화의 거점이자 ‘은하철도 999’를 만든 마쓰모토 레이지의 작품이 전시된 기타큐슈시(北九州市) 만화박물관을 방문했다.
시 관계자들은 다나카 도키히코 박물관장을 만나 기타큐슈가 ‘창작자들의 도시’가 돼 돈과 문화가 흐르는 도시가 될 수 있었던 배경과, 순천으로 본사 이전이 결정된 앵커기업을 비롯해 여러 창작자들을 순천에 정착시키기 위한 노하우 등을 경청하기도 했다.
19일과 20일에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문화콘텐츠의 집약체인 테마파크 두 곳을 찾았다.
오사카에 위치한 아시아 최초의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은 디즈니랜드와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는 테마파크다.
약 16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는데, 유니버설스튜디오에 가기 위해 오사카를 방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한다.
‘지브리파크’는 생태 위에 지브리스튜디오 관련 콘텐츠를 입혀 매년 200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일본의 대표적인 테마파크다.
지브리 대부분의 작품을 작업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생태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훼손, 개발을 경고하는 자연친화적 작품을 주로 만들어 왔다. 지브리파크가 생태,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시는 지브리파크를 정원에 기반해 문화콘텐츠를 키우려는 순천시의 비전과 가장 맞닿아 있는 모델로 판단하고 다양한 접목점을 찾기로 했다.
노관규 시장은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IP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를 바탕으로 얼마나 큰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확인했고 순천이 추구하고 있는 문화도시 정책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순천의 문화산업 메카 비전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냈다.
민선 8기 핵심 사업인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 사례도 꼼꼼히 살폈다.
오사카 시 인근 나고야(名古屋)시의 ‘오아시스21’은 원도심의 유동인구 감소,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조성됐다.
삭막한 도심 한가운데 오아시스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출발해 재건축이 필요했던 회관과 인근 공원을 하나로 묶어 만든 복합시설이다.
지상에 확보된 녹지공간은 방문객들의 휴식처로 기능하고, 지하에는 쇼핑가와 터미널이 입점해 있어 밤낮 할것 없이 사람들로 붐비는 나고야의 명소다.
‘마을호텔’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오사카 후세마을에서는 원도심 중앙동 일대 활성화를 위한 지혜를 얻기도 했다.
후세마을은 한 건물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기존의 호텔 모델이 아닌, 상권의 빈 점포를 프런트와 객실로 리모델링하고, 마을 다방에서 조식을 제공하는 등 마을 전체가 하나의 호텔로 기능하는 새로운 모델을 창출했다.
연수를 마친 노관규 시장은 “원도심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피할 수 없는 현안인데, 나고야와 후세마을을 보며 지역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생활인구와 관광객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힌트를 얻게 됐다”고 했다.
순천시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순천시의 실정에 맞게 수용하고 원도심을 물과 사람, 문화와 돈이 흐르는 해방구로 만들어 간다는 구상을 다듬고 있다.
노 시장은 지난 16일 자매결연 도시인 이즈미시에서 주최환 ‘이즈미 대산업제’에 참석했으며, 18일에는 후쿠오카에서 열린 2024 아시아 도시경관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순천시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으로 쓰인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조성이 도시 공간 혁신 사례로 평가 받아 ‘도시경관상’ 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