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혁 감찰관[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류혁 법무부 감찰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다.

류 감찰관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소집한 계엄 관련 회의에 참석한 직후 “계엄에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박 장관에게 자필 사직서를 제출했다.

류 감찰관은 4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비상소집 회의자리에 가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계엄 선포가 됐다는데 내가 어떻게 행동을 해야 되는지, 내가 보기에는 계엄 선포가 헌법에도 반하고 법률에도 반하는 것 같다”며 “아무리 국회가 극한 대립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비상식적 방법으로 그걸 돌파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고, 그걸 또 따르고자 하는 일부 사람이 있는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도 적절치 않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이 반헌법적이고 위법하고 비상식적인데, 그에 근거해서 이뤄지는 회의라든가 공직 수행도 적법한 공무 수행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자마자 장관님께 ‘이런 회의 참석할 수 없고 계엄 관련 지시도 전혀 이행할 생각이 없으니까 바로 나가겠다’고 허락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계엄 해제에 따라 심경의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는 “해제됐다고 하더라도 이게 시작이다.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헌법 파괴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묻는 게 이제 시작”이라며 “내란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감찰관은 2019년 통영지청장으로 검찰에서 퇴직했다가 2020년 7월 법무부 감찰관에 임용됐으며, 임기는 내년 7월 초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