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형은행 6곳 작년 주주 환원 1천억달러
규제 완화 기대 속 4분기 ‘실적 잔치’
미 상장사들 올해 자사주 매입 1조달러 이상 전망도
지난해 미국 대형 은행 6곳의 주주 환원 규모가 1천억 달러를 넘겼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자체 집계를 바탕으로 미국 6대 시중 은행이 지난해 배당 410억 달러(약 59조7천억원)와 자사주 매입 650억 달러(약 94조7천억원) 등 1천60억 달러(약 154조5천억원) 규모의 주주 환원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 속에 막대한 이익을 거뒀던 2021년 당시 1천130억 달러(약 164조7천억원) 규모의 주주 환원을 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 등 규제 흐름 속에 2022년과 2023년 주주 환원은 각각 660억 달러(약 96조2천억원), 770억 달러(약 112조2천억원)에 그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들 은행의 올해 주주 환원 규모에 대해서는 벌써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규제 완화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은행들의 자기자본 비율 강화안을 폐지·축소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은행들의 대출 및 주주 환원 여력이 늘어나게 된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행정부와 연준 지도부의 변화를 고려하면 (규제 방면에서) 다른 접근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러미 바넘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초과 자본이 많다면서 자사주 매입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상대적으로 주주 환원이 적었던 시티그룹은 이번에 향후 몇 년간 200억 달러(약 29조1천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CEO는 “지난 몇분기 동안 자본이익률을 늘려왔다”면서 “(자기자본비율 관련) 바젤3의 적극적 시나리오가 논의에서 배제돼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 금융기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규제 완화 기대감과 증시에서의 ‘트럼프 랠리’ 속에 최근 4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JP모건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18% 상승한 585억 달러(약 85조2천억원)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겼다. 골드만삭스의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20억 달러(약 2조9천억원)의 2배가량인 41억1천만 달러(약 6조원)로 2021년 3분기 이후 최대였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 등은 그동안 규제 불확실성과 고금리 부담 때문에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이 바뀔 전망이라면서, 은행들이 M&A 및 기업공개(IPO) 증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계뿐만 아니라 다른 미국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스콧 루브너 전략가는 올해 미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1조700억 달러(약 1천56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적어도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