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마음 아파할까봐”…호랑이 죽음 은폐하고 후원금 받은 동물원, 결말은?

감염병으로 숨진 새끼 호랑이 ‘누안누안’의 영상 [SCMP 캡처]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감염병으로 숨진 새끼 호랑이의 영상을 재사용해 후원금을 모았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의 한 사설 동물원이 결국 운영 중단 조치를 받았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에 위치한 ‘푸양 중앙동물원’은 이미 사망한 새끼 호랑이의 과거 영상을 라이브 방송에 활용해 시청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당국은 지난달 10일 해당 사안을 확인한 뒤 동물원 운영을 잠정 중단시키고, 시정 조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논란은 온라인 이용자들이 동물원 사육사가 스타 새끼 시베리아 호랑이 ‘누안누안’을 등장시킨 라이브 방송에서 과거 영상을 사용하거나 다른 새끼 호랑이를 대신 촬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조사 결과 누안누안은 전염성이 강하고 치명적인 감염병인 ‘고양이 디스템퍼’로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동물원 측은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동물원의 입장료는 성인 20위안(4200원), 어린이 10위안이지만, 주요 수입원은 동물 라이브 방송을 통해 모은 온라인 후원금인 것으로 전해졌다.

팔로워 270만명을 보유한 동물원 계정에는 시청자들에게 후원금을 보내면 동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다고 안내하는 내용의 영상이 다수 게시돼 있다. 사육사는 동물원에 20마리가 넘는 호랑이가 있으며, 약 25위안의 후원금이면 닭 한 마리를 구입해 먹일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또 호랑이 한 마리를 유지하는 데 하루 약 200위안이 소요되며, 필요 이상으로 후원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밝혀왔다.

당국 발표 이후 이들은 관련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누안누안의 사망 사실을 숨긴 것은 사기 목적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자신과 같은 상실감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사육사는 사망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동물원장의 판단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새끼 호랑이에게도 ‘누안누안’이라는 이름을 붙이자는 제안 역시 원장이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매달 2600위안을 후원해온 개인 후원자에게는 사망 사실을 사전에 알렸으며, 사용되지 않은 후원금의 보관에 대해서도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동물원 측은 죽은 호랑이를 위해 별도의 후원을 요청한 적은 없다면서도, 사망 사실을 숨긴 점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아울러 누안누안의 치료 영상과 동물 사육비 지출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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