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대화 뒤에 ‘아동성학대·토막살해범’ d4vd의 노래…이게 맞아?

d4vd[본인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 웹툰 작가 기안84와 가수 윤종신이 결혼과 육아에 관해 대화를 나눈다. 기안84가 “아기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며 결혼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자, 윤종신이 “아이는 날 위해 있는 존재가 아니더라”라고 말한다.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두 사람의 대화에 감동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어주는 배경음악은 미국의 유명 가수 d4vd(데이비드·21)의 ‘히어 위드 미(here with me)’. 이 유튜브 숏츠는 지난 1월 게시돼 약 석달만에 무려 327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 일타강사 정승제가 수업 중 인생에 대한 태도를 조언한다. “나는 ‘군대에서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는 말에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그런 태도면 불행하게 살 가능성이 높다.” 그의 말 뒤로 흐르는 배경음악도 ‘히어 위드 미’다. 이 유튜브 숏츠는 4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데이비드의 ‘히어 위드 미’는 유튜브나 틱톡 등 숏폼에서 대박을 친 노래다. 몽환적이면서도 아련한 사운드가 주는 분위기 때문에 인생에 도움이 되는 조언이 담긴 숏폼 콘텐츠의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인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데이비드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아 내한공연을 하고 방송에도 출연한 바 있다.

문제는 데이비드가 아동 성학대와 토막살해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범행은 실로 충격적이다. 검찰의 기소 내용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는 피해자 셀레스테 리바스 에르난데스가 13살인 2023년 9월 7일부터 약 1년간 성적으로 학대했고, 피해자가 이를 신고하겠다고 하자 칼로 여러차례 찔러 살해하고, 전기톱을 이용해 시신을 훼손한 뒤 가방에 담아 유기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일각에서는 그의 음악을 듣기 불편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알고 들으면 소름돋는 이제는 듣기 불편한 음악’이라는 제목의 숏폼 콘텐츠의 댓글에서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한 누리꾼은 “명곡인데 안타깝다”라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힘들 때마다 이 노래 들었는데 믿기 힘들다”라고 했다.

반면 “난 그래도 들을래”, “노래는 죄가 없다”, “아직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는 댓글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에 대해 “조두순이 노래 만들면 들을 거냐”, “그 사람 노래를 계속 소비하는 것은 범죄자에게 변호사 비용을 대주거나, 사회적 자숙 기간에도 경제적 풍요를 누리게 돕는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들을 노래가 얼마나 많은데 살인자 노래를 듣나 소름끼친다”라는 반박이 팽팽히 맞섰다.

문제는 개인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소비하는 것은 ‘자유의 영역’으로 미뤄두더라도, 숏츠 등을 통해 비자발적으로 소비되는 것의 문제다. 많은 사람들은 해당 곡이 데이비드의 노래라는 것도, 데이비드가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도 모른 채로 숏츠 등을 통해 데이비드의 노래를 듣게 되고, 이는 데이비드의 저작권료 수익으로 이어진다.

음원을 유통하는 채널이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 등으로 한정되던 시절에는 범죄자를 퇴출시키는 것이 가능했지만, 유튜브 채널 등 개인이 운영하는 영상의 소비 비중이 높아지면서 범죄자 퇴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사는 공적 기능, 사회적 영향력 등을 감안해 최소한의 윤리 기준을 가지고 운영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채널은 조회수 등 실질적인 영향력이 방송사 못지 않아졌음에도 그 같은 윤리 기준 없이 영상을 제작·유포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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