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피부에 강렬한 메이크업, 독특한 컬러 렌즈 등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듯한 ‘다칠 준비가 돼 있어’로 인기 몰이에 나선 빅스는 ‘하이드(Hyde)’에서는 ‘지킬 앤 하이드’ 콘셉트를 선보였다.
빅스가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것은 비단 콘셉트만은 아니었다. 이들은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퍼포먼스와 수준급의 군무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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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가 주무기로 강렬한 콘셉트를 선보였다는 것이지, 항상 같은 모습을 선보였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대.다.나.다.너’를 통해 강렬함에 쉼표를 가진 후 데뷔 1년 6개월 만에 정규 앨범 ‘부두(VOODOO)’를 발표했다.
이름에서 풍겨나오듯이 ‘부두’는 그동안의 어떤 퍼포먼스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타이틀곡 ‘저주인형’은 타인의 어긋난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저주인형이 돼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그 사랑을 이뤄주겠다는 슬픈 운명을 담은 곡이다.
‘저주인형’의 오리지널 안무는 방송 금지를 당할 정도의 강렬함을 선사한다. 저주인형이 된 자신의 몸에 말뚝을 박아넣는 안무는 섬뜩한 느낌을 준다. 방송을 통해서는 이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본연의 색깔을 다 그려내지는 못했지만, 음악 방송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는 등 그 인기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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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순위는 말할 것도 없었다. 1위부터 8위까지를 이번 앨범 수록곡들로 채우며 일명 ‘차트 줄세우기’로 대세 아이돌임을 입증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아이돌 홍수 속에서 당당히 자신들의 색깔을 찾는데 성공한 빅스. 이들은 한국을 넘어 세계 팬들과의 만남을 시작하고 있다. 과연 한국에서 검증된 인기가 세계에도 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의 파격적이면서 강렬한 카리스마가 담긴 무대가 아닌 감수성을 자극하는 신곡 ‘태어나줘서 고마워’로 활동 중인 이들이 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