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일 정규 2집 음감회 ‘음악이 주는 저마다의 기억’

“저는 노래에 공간을 많이 비워두려해요, 그 공간 사이로 듣는 사람들의 기억이 스며들어 각자 다른 노래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수 정준일이 정규 두 번째 앨범 ‘보고싶었어요’로 돌아왔다.

정준일은 지난 1월 13일 경기도 일산 고양시 풍동에 위치한 ‘숲 속의 섬’에서 ‘우리만의 조금 늦은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10명의 관객들을 초청, 두 번째 앨범 ‘보고싶었어요’ 네이버 음감회를 개최했다.

총 10곡이 실린 이번 앨범은 정준일이 전곡 작사, 작곡하여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과시햇으며 연주곡부터 발라드, 보사노바, R&B까지 폭넓은 음악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정준일은 ‘크리스마스메리, Merry’로 음감회의 시작을 알렸다. ‘우리만의 조금 늦은 크리스마스’를 콘셉트로 한 만큼 모닥불을 피워놓고 키보드 앞에 앉은 정준일의 모습은 ‘늦은 크리스마스’를 즐기기에 아쉬움이 없는 모습이었다.

2집 수록곡 음악감상을 마친 후 정준일은 ‘안아줘’, ‘너에게 기대’를 라이브로 열창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드는 동시에 몰입도를 높였다.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물론, 숨소리 하나까지 관객들은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이어 그의 앨범 첫번째 트랙 ‘보고싶었어요’ 한편의 영화 오케스트라를 연상시키는 연주곡이 카페에 울려퍼졌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유행하는 음악인 기계음에 지친가운데 ‘보고싶었어요’는 오롯이 아름다운 연주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노래의 공간을 좋아한다는 정준일. 그는 음악의 틈새를 각자의 리스너들이 저마다의 상념을 담을 수 있도록 노래에 대한 ‘또 다른 추억 혹은 기억’을 만드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각자의 풍경이 펼쳐지도록 만드는 행위가 음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토이, 전람회 음악을 듣고 자랐기 때문에 첫 연주곡으로 문을 여는 앨범을 아름답게 느꼈고 동경해왔어요. 그래서 저도 첫 번째 트랙을 연주곡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세 번째 트랙 ‘고백’은 진솔한 가사와 듣고만 있어도 외로워지는 목소리가 특유의 애절함을 더한다. 헤어지고 난 후에 갈등하는 마음을 그린 곡으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폭발하는 가창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그는 음감회에서 곡에 대한 에피소드와 음악에 대한 자신의 신념도 풀어냈다. 노래 제목에 대해 많이 고민하지 않았다는 정준일은 “적은 단어와 중요한 문장들, 즉흥적으로 떠오른 단어들을 위주로 제목을 짓는다”고 전했다. 본질을 저하시키는 화려한 단어들보다는 전하고자하는 담백한 단어로써 대중과 교감하겠다는 의도다.

이어 앨범 수록곡 ‘우리의 밤’, ‘사랑하고 있나요’가 카페를 채웠다. 특히 ‘우리의 밤’은 빠른 템포의 곡이지만 슬픈 가사라고 밝혔다. 빠른 템포 속 서정적인 이별의 가사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음감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아이엠 히얼(I Am Here)’와 ‘아이 두(I do)’. ‘아이엠 히얼’은 스파이크 존스의 영화 ‘아이 엠 히얼’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규앨범은 20인조 오케스트라에 국내 일류 연주자인 베이시스트 서영도, 기타리스트 홍준호,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재즈피아니스트 송영주까지 함께했으며 하펫메스니, 류이치사카모토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작업한 강효민 엔지니어가 가세하며 보다 완벽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정준일의 2집 앨범은 음악에 대한 그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나기에 그저 쉽게 흘려들을 수 없는 곡들로 가득했다.

“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일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요즘 음악들을 듣다보면 소리외에 많은 것들을 신경쓰고 있다는게 느껴지는데 ‘나 하나쯤은 소리의 공명을 담아봐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악기소리만을 담는 것이 아닌 그 순간에 나올 수 있는 공명, 당시에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담긴 연주를 들리드리려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유명한 연주자들을 모시고 함께 작업을 했는데 오히려 제 목소리가 섞이는게 미안할 정도였다니까요.”

정준일의 정규 2집 앨범 ‘보고싶었어요’는 16일 정오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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