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찌라시: 위험한 소문’은 사설정보지에 실린 정치인과의 섹스스캔들 때문에 여배우를 잃게 된 매니저 이야기다. 지난 2월 20일 개봉해 16일까지 누적관객 121만명을 동원한 성적은 평범하지만, 연애담에서 스릴러로 옮겨탄 김 감독이 보여주는 이야기꾼으로서의 탁월한 화술은 데뷔작이 불러일으켰던 기대가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 |
|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
“사실 찌라시에 등장하는 인물들, 찌라시를 만드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요? 찌라시를 매개로 기업과 정계, 언론 등의 연결고리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김 감독은 데뷔작 이후 많은 로맨스 영화 연출 제의를 받았지만, 같은 장르를 또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제안을 받은 것이 ‘찌라시’의 시나리오. “한국영화에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기발한 소재”라는 데 더해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각색과 연출을 결정했다. 찌라시의 희생자인 연예인과 매니저의 이야기에 청와대, 기업 등이 엮인 새로운 아이디어가 덧붙여지면서 큰 그림이 완성됐다. 김 감독은 찌라시 유통업자를 직접 만나 취재했고, 비밀 ‘정보회의’의 멤버에게도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심각한 사회 고발성 영화보다는 경쾌한 대중 장르영화로 찍었다”고 했고, 그 의도는 유머와 긴장을 얽혀 경쾌하게 흘러가는 드라마로 살아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김 감독은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됐고,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조감독을 거쳐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감독 경력에 첫발을 내딛었다. 팝가수 마돈나의 인터뷰 중 전 남편 숀 펜을 일러 “마이 디어 데스페라도”라고 표현했던 글귀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내가 사랑한 악당”정도로 해석될 글귀를 이리저리 생각해보다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제목을 정하고 쓴 시나리오가 데뷔작이 된 것.
첫 두 작품에서 유려한 화술로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보여주며 한국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김 감독은 “앞으로도 대중을 즐겁게 하는 이야기와 장르영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