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미래은행 폐쇄 이유는

미래은행 강제 폐쇄 왜?

지난 수개월간 한인은행가 최고의 뜨거운 감자였던 미래은행이 결국 7년도 채우지 못하고 한인은행가 최초의 실패 사례라는 오명을 쓴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지금의 불경기 탓을 하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이번 미래은행 폐쇄는 한인 커뮤니티라는 작은 시장을 두고 14개 은행이 벌이는 무리한 경쟁, 은행 이사의 의무와 역할에 대한 이사회의 무지함 등 지난 수년간 한인은행가에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점들이 집약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 지난 26일 미래은행의 폐쇄 결정이 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윌셔은행의 조앤 김 행장(가운데)을
비롯한 임원진이 미래은행 인수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다.
 
ⓒ2009 Koreaheraldbiz.com

지난 2002년 7월1일 남가주 지역의 6번째 한인은행으로 출범한 미래은행. 설립 초기 250명의 주주들이 960만달러의 초기 자본금을 모았으며, 이후 2003년의 600만달러, 2005년의 2200만달러 등 2차례의 증자를 거쳤으며 주주들은 2006년 6월 지주사 미래뱅콥을 설립하며 중견은행으로서의 성장을 꿈꿨다.
 
남가주 일대 5개 지점에 시애틀 및 덴버에 대출사무소(LPO)를 운영했으나 무리한 성장 위주의 전략과 이사진간의 갈등으로 쌓여온 불씨가 불경기에 따른 대출손실 급증으로 큰 불로 번지며 감독국 행정제재(C&D), 행장 사퇴를 거쳐 폐쇄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미래은행의 주주 모두는 물론 지난해 은행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매입한 투자자들의 돈 모두는 이제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 모든 일들의 발단은 무리한 성장 전략에 기인한다. 미래 이사회는 후발 주자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비해 자신들이 성장이 더딘 것에 큰 불만을 표시하며 지난 2005년 박광순 행장을 영입한다.
 
부동산을 비롯한 미국 경제의 거품이 극으로 치닫고 있던 시절 취임한 박 행장은 이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대출을 시작했다. 공격적인 대출은 대출을 받을 만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고객들에게도 대출이 이뤄지는 비정상적인 영업으로 이어졌다.
 
불경기가 시작되면서 이들 공격적인 대출의 상당 수가 깨져 나갔고 그 결과로 지난해에만 3051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로인해 자본잠식이 이뤄져 한때 5000만달러를 바라보던 자본금은 지난 1분기 말에 1558만달러까지 줄었다.
 
최소한 10%가 되야 하는 자본비율(Total Risk-Based Capital Ratio)이 지난 3월말 현재 5.55%에 불과했다는 점은 이같은 무리한 확장 경영의 결말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정된 한인 커뮤니티 시장에 14개 한인은행 무리한 경쟁
이사진 불협화음·무책임한 대출 압력등 제 발등 찍기도 한몫

미래은행 이사회의 잘못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미래의 이사회는 임춘택 이사장을 비롯, 조덕희, 김순임, 남문기, 윤창기, 임종택, 이청광, 김응식, 김경재, 송근성, 스티브 정 등 총 11명이며, 조풍언씨의 부인 조덕희 이사가 9.95%로 1대, 김승리 전 미주총련회장 부인 김순임 이사가 8.14%로 2대 주주이다. 은행 규모에 비해 11명이라는 이사 수 자체가 많았을 뿐 아니라 지난 2007년 주총에서 표대결이 벌어졌을 정도로 이사진 간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
 
한인은행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미래 이사들은 자신들이 은행 이사라는데 큰 자부심을 느꼈으며, 이를 이용해 주변 지인들이 무리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실대출의 상당 수가 이사들의 추천(?)으로 나갔던 대출”이라고 말했다.
 
미래 이사진의 무책임함은 은행이 문을 닫는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은행의 존속 여부가 이슈가 된 지난 수개월간 다수의 이사들이 이사회에 조차 참석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지막까지 증자를 위해 힘을 썼던 이사는 조덕희, 김순임, 이청광, 임종택 등 4명에 불과했다.

이사장 자리에 오래기간 앉아 있던 임춘택 이사장은 증자 참여는 커녕 이사장이라는 자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동으로 다른 몇몇 이사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공적인 성격이 강한 금융기관이 사회에 어떤 역할과 책임을 갖고 있는지 한인 커뮤니티 모두가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되야 한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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