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다희가 맡은 소미라 캐릭터는 대기업 현성그룹의 패밀리 비지니스 팀장이라는 자리다. 파티장 와인 고르는 것부터, 현성가 집안의 모든 일들이 그녀의 손에서 결정된다.
이다희는 심장이식이 필요한 현성가의 외아들이자 애인인 최다니엘(강동석)을 살리기 위해 뇌사 상태에 빠진 강지환(김지혁)의 산소호흡기를 뽑을 결심을 하지만, 지혁이 깨어나는 바람에 죽이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김지혁에게서 심장을 떼어내 외아들 강동석(최다니앨)에게 이식하려고 하는 현성가의 계략과 음모를 모두 알아내면서 그 희생양이 될 김지혁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진다.
이처럼 이다희가 연기하는 소미라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비밀’에서처럼 냉정한 척 하지만 흔들리는 모습도 아울러 보여주어야 한다. 인간이 가진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이는 캐릭터다. 이다희는 그런 연기를 잘 한다.
하지만 이다희가 갈등하고 분열하는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고 의심했던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다. 176cm의 큰 키에 49kg라는 외모가 그런 연기를 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선입관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다희는 중요한 배역을 맡는 데 오랜 기간이 걸렸다. 이다희가 송윤아가 주연이었던 2004년작 드라마 ‘폭풍속으로‘에도 출연했으니 연기 경력이 10년도 넘는다. 10년간 무명 아닌 무명이었다. 이다희는 10년이 돼서야 자신의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다희는 “‘너목들’에서는 이보영 선배와 대립 구도여서 카리스마 있게 얘기해야 했고, ‘비밀‘에서는 뻔한 두번째 여주(여주인공)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감정 표현과 느낌을 잡느라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다희는 “‘빅맨’에서 맡은 소미라의 상승 욕망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악인도 되고 선인도 된다”면서 “느낌을 완전히 정하지 않고 대사를 보면서 캐릭터의 느낌을 찾아가는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이다희는 키가 커 조금만 살이 더 찌면 얼굴로 살이 와 얼굴과 몸이 더 크게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살이 조금만 찌면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안먹는 그의 다이어트법은 스스로도 엄청 힘들다고 할 정도다. 야채도 안먹는다고 했다. 이다희가 그렇게 말랐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많은 노력으로 이다희는 단편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잘 연기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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