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와 한인회장의 감정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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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LA 다운타운 J W 메리어트 호텔서 열린 LA 한인회장 이취임식에서 31대 배무한 회장(왼쪽 세 번째)이 32대 제임스 안 신임 회장(다섯 번째)에게 LA 한인회기를 인계하고 있다.

총영사와 한인회장의 감정대립이 한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25일 LA다운타운 소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LA 한인회장 이취임식이 열렸다. 존 챙 주 감사관과 데이브 존스 주 보험 커미셔너, 허브 웨슨 LA 시의회 의장, 길 세디요 시의원, 그리고 김현명 LA 총영사 등 무려 450여명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런데 즐거워야 할 이 자리는 행사 시작과 동시에 시작된 두 사람의 자존심 싸움으에 김이 팍 새버렸다.

김현명 LA 총영사. 무척이나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업무에 쫓기다 보니 빨리 자리를 떠야 했을 것이다. 제임스 안 LA 한인회 신임회장. 본인이 정식 취임하는 자리인 만큼 정중히 축하받기를 바랐을 것이다.

문제는 두 사람의 생각 차이에서 비롯됐다. 김 총영사는 일정이 바쁘니 사진을 미리 찍고 다음 약속장소로 떠나기를 원했다. 안 신임회장은 마치 이취임식 행사를 총영사의 편의에 맞춰야 하는 것처럼 느꼈다.

그래도 두 사람이 서로 좋게 얘기를 나눴으면 좋았으련만 자존심이 뭔지 그만 말타툼이 돼버렸다. 앞에서 기다리던 총영사에게 안 신임회장은 “총영사를 위해 편의를 봐주기는 어렵다”며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냈다. 총영사는 얼굴을 붉히며 서 있다 사진도 찍지 않고 돌아가 버렸다.

저명한 LA 한인커뮤니티 인사가 약 2년 전 열린 모 행사에서 자신의 연설 순서가 맨 앞에 있지 않다며 자리를 박차고 돌아간 사건 이후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행사 참석자들은 “총영사의 일정이 워낙 바쁘고 기념사진을 마감해야 하는 언론사들 사정도 있으니 안 신임회장이 조금만 융통성 있게 대처했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하지만 총영사 역시 안 회장에게 친근하게 양해를 구할 수도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고압적인 느낌이 들도록 말했다. 두 사람 모두 행동이 성숙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행사에서 LA 한인회는 진행 미숙으로 또 한번 지탄을 받았다. 저녁 늦은 시간에 초대해 놓고 음식 대접은 커녕 초청인사를 위한 테이블도 제대로 준비해놓지 않아 상당수의 참석자가 주린 배를 잡은 채 자리에 앉아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요즘 여러모로 곱게 봐주기 어려운 LA한인회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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