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콘텐츠’ 창출노하우 역설 눈길
하루 평균 열다섯 통. 대중문화계에 큰 이슈라도 생기는 날엔 휴대전화에 쉴 틈이 없다. 과거 주류회사 진로의 홍보팀 사원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사이버가수 아담을 기획하는 파격적인 시도로 업계에 발을 디딘 정덕현 씨는 현재 미디어가 가장 많이 호출하는 대중문화평론가다. 정덕현<사진> 평론가는 최근 1년의 기획 및 집필기간을 거쳐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예능PD 여섯 명의 직장생활 노하우를 담은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중앙북스)라는 저서를 통해 독자들과 만났다.
대중문화를 이끄는 가장 선봉에 선 사람들로 예능PD가 각광받고, 그들의 창의력이 한류를 움직이는 일등공신이 된 때에 콘텐츠 제작자들을 조직 내의 일원으로 바라본 시각이 독특하다. 여섯 명의 PD(CJ E&M 나영석 , KBS 서수민, CJ E&M 신원호, CJ E&M 김용범, CJ E&M 신형관, MBC 김태호)가 만들어내는 콘텐츠와 개인의성향을 통해 분석한 스타PD들의 업무 방식은 꽤 흥미롭다. 이 책이 대중문화를 다루면서 경영 분야의 자기계발서로 분류된 이유다.
최근 헤럴드경제 사옥에서 만난 정덕현 평론가는 “예능PD들은 가장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세상의 변화를 민감하게 바라보고 프로그램에 투영한다. 달라진 세상에서 무엇을 만들어야하는 지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화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이들의 작업방식에선 사회초년병은 물론 기업들이 배울 수 있는 성공 노하우가 담겨있다. “대중문화에서 예능PD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하나의 상품이 된다. 이를 즐기는 시청자, 즉 대중은 달리 말하면 소비자”라고 그는 설명했다.

정 평론가는 여섯 명의 PD들을 여섯 개의 키워드로 정의했다. 나영석 PD는 ‘미완성’, 서수민 PD는 ‘관계’, 신원호 PD는 ‘무경계’. 김용범 PD는 ‘스토리텔링’, 신형관 PD는 ‘마니아’, 김태호 PD는 ‘도전’이다. 나영석 PD의 키워드가 된 ‘미완성’은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 평론가는 “과거 사람들은 일의 마무리는 완벽함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약간의 여지를 남겨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완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중 혹은 소비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 쌍방향 소통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퍼스타K’를 연출한 김용범 PD의 키워드는 ‘스토리텔링’이다. 정 평론가는 이에 대해 “스토리텔링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스토리의 전달 이전에 잘 듣는 것이 우선해야 하며 스토리를 전하는 것뿐이 아닌 정서를 전달해야 마음을 움직인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로 업계에 몸담으며 쌓아온 스타 PD들과의 인연을 통해 정 평론가가 발견한 법칙이 있다. “한 PD의 성격이 곧 그가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정 평론가는 “각자의 개성이 투영된 프로그램에 대중이 열광하는데, 그 PD와 프로그램이 가진 키워드는 결국 이 시대의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