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 무슨 밴드를 하느냐는 핀잔도 없지 않지만, FT아일랜드가 좋은 멜로디를 뽑아내는 아이돌 밴드라는 사실은 분명하죠. 이번 싱글은 FT아일랜드의 정규 5집 ‘아이 윌(I Will)’의 선공개곡으로, 지난해 FT아일랜드가 일본에서 발매했던 동명의 싱글 수록곡에 한국어를 새롭게 입혔습니다. 조금 더 묵직해진 사운드에선 FT아일랜드가 아이돌 보다는 밴드에 무게를 실으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데뷔 9년차 밴드이면 아티스트 소리를 듣고 싶은 욕심이 날 수 밖에 없겠죠. 이왕 나온 앨범이니 소속사가 확실하게 밀어주기를 바라며.

▶ 센티멘탈 시너리(Sentimental Scenery) ‘지금 여기, 이 곳에서’= “이제 이곳에 서서 난/마주한 너의 기억에/그 무엇도 휩쓸리지 않으리/지금 이곳에 서서 난/지나쳐 간 저 세월에/어떤 것도 삼켜지지 않으리”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중심을 이루는 서정적인 연주곡으로 센티멘탈 시너리를 기억하는 분들에게 이 싱글은 조금 낯설겠군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쏙 빼고 피아노와 현악만으로 채운 곡이라니 말입니다. 이 싱글은 센티멘탈 시너리가 오는 4월 공개할 정규 2집의 선공개 곡입니다. 센티멘탈 시너리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곡이기도 하죠. 이제 센티멘탈 시너리는 인디신에서 조금은 희귀했던 인스트루멘탈 뮤지션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하려는 모양입니다. 센티멘탈 시너리가 싱어송라이터들이 차고 넘치는 인디 신에서 개성적인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할 수 있을진 두고 봐야 겠지만, 서늘하면서도 서정적인 이 곡의 감성은 그의 목소리와 꽤 잘 어울리는군요. 여기에 듀엣으로 참여만 하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는 루시아의 보컬까지 곁들여지니 이만한 변화의 신고식도 없군요.
▶ 화나(FANA) ‘데칼코마니’= “두 팔 가득 서롤 품에 안으며/우리라는 종이의 절반을 접어/너에겐 내가 묻고 내겐 너가 묻어/말투며 습관부터 작은 성격까지”
‘짐승랩’이 아니어도 참 매력적입니다. 여기에 최근 가장 핫한 걸그룹 바버렛츠의 목소리가 더해지니 달달한 러브송이 탄생했군요. 화나의 목소리가 러브송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분들이 있다면 이제 그 생각을 바꿔야할 것 같군요. ‘라임몬스터’라는 화나의 별명답게 이 곡은 가사를 한 쪽 구석에 펼쳐놓고 같이 감상하면 더욱 즐겁습니다. 이 곡이 화나의 첫 러브송이라죠? 앞으로도 화나가 이런 곡을 더 들려줬으면 좋겠군요. 이 곡처럼 앨범에 없는 라이브 전용 곡만 많이 만들지 말고요.
“하얀 색깔 도화지 속/우린 데칼코마니/이 세상 너만이 내 반 쪽짜리/같은 그림 틀 또 다른 무늬들/닿은 듯이 늘 닮아가는 우리 둘”
▶ 스웨덴 세탁소 ‘고요’= “달빛 내리쬐는 내 아침에는/그대가 가득히 담겨 있죠/가늘게 떨리는 이 곳에서/붙잡고 싶었던 순간의 풍경을/몸 속 가득 품고서”(‘이슬’ 중)
듀오 스웨덴 세탁소의 매력을 꼽자면 마치 일기를 닮은 섬세한 가사와 서정적이면서도 쓸쓸한 멜로디, 그리고 청아한 목소리가 아닐까요? 스웨덴 세탁소는 지난 2012년 데뷔 후 싱글, 미니앨범, 정규앨범, OST 등 상당히 다작을 해온 편입니다. 그러나 그 음악들이 듣기에는 편해도 개성적이었나는 조금 의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싱글 ‘고요’는 그동안 스웨덴 세탁소가 선보인 음악들과 비교해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주제부터 최근에는 좀처럼 대중음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진 자연이거든요. 자신이 경험만으로 곡을 만드는 일은 결국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스웨덴 세탁소도 그걸 깨달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싱글이긴 하지만 음악적 세계를 넓히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입니다. 이 싱글의 또 다른 볼거리는 스웨덴세탁소 왕세윤의 어머니가 직접 그린 재킷입니다. 음악을 들을 때 재킷도 함께 바라보며 감상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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