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모바일 전문기업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연매출 3000억 원대, 영업이익 500억 원대 실적을 내는 로엔엔터테인먼트에 2조 원 가까운 금액을 투입하면서 공격적 인수에 나선 카카오의 속내는 무엇일까. 그 열쇠는 ‘음악’이라는 무형의 콘텐츠가 가진 잠재력에 있다.

카카오는 이번 인수의 배경에 대해 “모바일 플랫폼의 경쟁력과 로엔의 음악 콘텐츠가 가진 장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카카오는 로엔이 보유한 국내 1위 음원서비스 멜론을 활용해 새로운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하고, 글로벌 진출까지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음악’이라는 콘텐츠는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인정받아 왔다. 음악이 음원 단위로 유통되기 시작한 것이 출발이었다. 온갖 디지털기기나 온라인 플랫폼 등에 음악을 접목하는 것이 쉬워졌다.
음악 콘텐츠의 확장성도 주목받았다. 청각 미디어인 음악과 시각적인 미디어를 합친 뮤직비디오나 연주 동영상으로 콘텐츠의 다양화를 꾀할 수도 있다. 또 미니홈피나 블로그에서의 배경음악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다른 콘텐츠들에 비해 음원 이용료도 싼 편이다. 그러나 굳이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지 않더라도 음악의 확장성은 대단하다. ‘어디에나 있고, 안 들리면 허전한’ 음악은 현대인의 삶 일부에 가깝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음악 콘텐츠 자체가 한 번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한 소비자를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에도 뛰어난 특성을 가졌다고 본다. 예컨대, 한 번 음원서비스 정기결제를 시작한 소비자는 웬만하면 계속해서 매달 돈을 내면서 음악을 듣게 된다는 원리다.
음원서비스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미끼’ 혹은 ‘입구’가 될 수도 있다. 특정 통신사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무료 이용권이나 멤버십 할인 등으로 음원서비스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같은 확장성과 잠재력에, 최근 음원서비스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도 지난해 7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을 출시했다. 애플뮤직 가입자는 출시 6개월 만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삼성도 지난 2014년 ‘밀크’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엄청난 성장세의 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서비스인 멜론을 품에 가져간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카카오가 멜론을 활용해 창조할 획기적인 콘텐츠 플랫폼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기도 하다.
멜론 이용권을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도록 엮는 정도의 기초적인 것부터, 멜론의 음악 콘텐츠를 카카오톡이나 포털 다음에 연계하는 등의 방안이 예측된다. 또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K팝’ 콘텐츠로서 홍보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 카카오에게 인수되기 전,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미디어기업 르티비(LeTV)와 합작해 중국 법인을 설립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사실상 국내시장이 채워주지 못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중국 음원시장을 넘보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약 50% 정도로 인터넷 사용인구가 약 6억명 이상에 달하며, 그 가운데 80% 이상은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어 모바일 OTT 부분의 성장잠재력이 상당하다.
하지만 음악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를 등에 업은 멜론의 파죽지세를 보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현재 음원 시장 점유율 55%를 기록하고 있는 멜론의 독과점체제가 굳어지면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멜론의 독과점이 지속돼 고정 사용자가 점차 많이 확보되면 사용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게을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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