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회 칸국제영화제는 22일 오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뤼미에르 극장에서 폐막식을 진행했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이날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영국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폐막식에서는 경쟁 부문과 주목할 만한 시선, 단편 경쟁부문 작품에 대한 시상식도 진행됐다.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한국 영화는 다섯 편. 무관(無冠)에 그쳤지만 영화제 초청만으로도 자존심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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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한국 영화는 지난 2012년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의 경쟁부문 진출 이후 3년간 칸의 외면을 받아 왔다. 올해는 달랐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아가씨’부터, 미드나잇 스크리닝 세션의 ‘부산행’(감독 연상호),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곡성’(감독 나홍진) 등 장편 3개와 시네마파운데이션 부문의 ‘1킬로그램’(감독 박영주), 감독 주간에 ‘히치하이커’(감독 윤재호) 등 단편 2개가 영화제에서 각각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반응도 뜨거웠다.
13일 가장 먼저 상영된 ‘부산행’은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었다”라는 찬사를 얻었다. 바통을 넘겨받아 14일 공개된 ‘아가씨’ 또한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김민희와 김태리 두 여배우의 파격적인 베드신이 베일을 벗었기 때문. 상영 후 엘레나 폴라끼 베니스 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번 칸 영화제 초청작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었다”라며 “예상을 넘는 파격과 아름답게 담긴 영상미에 놀랐다”고 말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아가씨’는 서양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동양적인 요소가 많은 영화”라며 “영화에서 드러난 20세기 초반의 복고적이고 낭만주의적인 모습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곡성’은 영화제 후반에 접어든 18일 상영돼 대미를 장식했다. 국내에서 11일 개봉해 22일까지 450만 관객을 넘어선 ‘곡성’은 칸 현지에서도 높은 호응을 받았다. 앙헬 살라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상영 이후 “악의 근원에 대해 탐구하는 듯한 영화”라며 “흥미로운 걸작”이라는 호평을 남겼다.
한국 영화를 수입해 자국에 소개하려는 영화인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아가씨’는 아메리칸 필름 마켓, 유로피안 필름 마켓, 홍콩 필름 마트 등에서 7분짜리 하이라이트 영상만으로 전 세계 120개국에 선판매 된 데 이어, 칸 마켓에서 56개국 판매를 추가하며 전 세계 176개국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는 종전 ‘설국열차’(감독 봉준호)가 세운 167개국 판매 기록을 갈아치운 수치다.
전문가들은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올해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선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지난 몇 년간 대자본 중심으로 한국 영화가 편재되면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올해 칸 영화제는 아직도 박찬욱 등 장르영화 감독이 기량을 잃지 않고 있으며 한국 영화가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