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대중독재…총보다 강한 무기

터키 쿠데타진압 일등공신
美트럼프도 SNS로 백인결집
대중 극단주의 통로로 활용
현대 정치공학 중요변수로

터키를 덮친 군부 쿠테타가 6시간만에 무위로 끝난 데에는 소셜네트워크(SNS)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쿠테타에 반발해 달라”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인터넷 페이스타임에 시민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발적 후원무사를 자처했다. 잇달은 막말과 기행으로 사람들의 눈총을 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는 트위터와 SNS계정을 통해 백인 노동자들을 하나로 모았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독선적인 언동에도 SNS를 통해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아랍의 봄’을 이끌며 민주주의를 위한 ‘만병통치약’으로 떠올랐던 SNS가 극단주의자들의 홍보수단으로 떠오르며 포퓰리즘의 통로가 되고 있다. 특히 듣고 싶은 말만 듣는 SNS 이용의 편향성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트럼프와 같은 ‘대중독재’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SNS는 사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 지나지 않는다. SNS 기술 자체에 민주주의적 특성이 내재하고 있지만, 충분한 사고(思顧)없는 감정적인 SNS이용은 ‘대중에 의한 극단주의 혹은 독재주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셀레팍 교수는 터키 쿠데타에 대해 “자극적인 정보에 움직이는 SNS이용자들은 페이스타임으로 지지를 호소한 에르도안의 손을 들어줬다”며 “SNS를 통해 얼마나 빨리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느냐가 정치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TV나 라디오 등 기존 대중매체를 이용한 ‘정보 공유’에 앞서 SNS를 통한 ‘감성 공유’가 정치공학에 중요한 변수로 자리하게 됐다는 것이다.

SNS가 전달하는 감정의 폭발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방송은 “이탈파 지도자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면 잔류파들은 거시적인 경제지표를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혁명의 도구로 통했던 SNS는 정보의 흐름이 억압받는 곳에선 ‘선동의 도구’로 전락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자신을 비판하는 글은 철저히 검열하는 대신 푸근한 이미지를 강조한 홍보 글을 꾸준히 게시하며 SNS를 자신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3년 ‘인터넷 공장’을 만들어 SNS에 하루 100개 이상의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푸틴 대통령 지지자임을 밝히지 않은 채 미국 등 서구 국가를 비판하거나 야당 지도자들을 비난하는 게시글을 끊임없이 올렸다.

세바 구니치키 토론토 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SNS가 반발의견은 잠재우고, 시선을 돌릴 수 있는 정보를 흘려 여론의 결집을 막거나 지지기반을 마련하는 데 활용한다는 것이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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