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틀즈의 음악과 ‘비트벅스’… 공통점은 ‘희망’과 ‘사랑’”

-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비트 벅스’ 조쉬 웨이클리 감독 인터뷰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비틀즈의 ‘블랙버드(BlackBird)’가 흘러나온다. 한쪽 날개가 부러진 파랑새가 다섯 친구들이 만들어 준 보조 날개를 달고 다시 날기 시작한다. 다섯 명의 친구들은 파랑새의 도약에 환호한다. 다섯 친구 중 한명인 버즈(Buzz)는 외친다. “굉장해!(Awesome).”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비트벅스’의 한 장면이다. ‘비트벅스’는 제이(Jay), 쿠미(Kumi), 크릭(Crick), 버즈(Buzz), 월터(Walter) 다섯 명의 벅스(Bugs) 친구들이 교외의 무성한 잡초밭을 나와 더 큰 세상을 보게 되면서 교훈을 찾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배경음악이 무려 비틀즈의 노래라는 점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비트벅스’를 연출한 조쉬 웨이클리 감독을 만났다. 아이처럼 맑은 웃음이 영락없는 애니메이션 감독이었다. ‘비트벅스’의 한 장면을 보여주며 “캐릭터들이 너무 귀엽지 않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사실 다섯 명의 캐릭터는 모두 조쉬 웨이클리 감독의 성격 일부를 투영하고 있다.

“장난기 많은 건 제이(Jay), 월터(Walter)는 행동이 과격해요. 쿠미(Kumi)는 여성 캐릭터지만 내면의 힘이 강한 리더죠. 크릭(Crick)은 아이디어를 내서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도 저를 닮았어요. 파랑새에게 보조 날개를 만들어 준 것도 크릭(Crick)이죠. 마지막으로 버스(Buzz)는 제 세 살 아들의 캐릭터를 따와 만들었어요. ‘굉장해(Awesome)’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서 세상을 다 좋게 바라보는 그런 캐릭터예요. 모두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들이죠.(웃음)”

[사진=넷플릭스 제공]

‘비트벅스’는 비단 아이들만을 위한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그는 “어른들과 가족들을 위한 영화”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을 택한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토리를 가장 잘 전달해줄 수 있는 형태의 창작물을 찾았어요. 저는 음악을 통해서 내용을 전달하려 했고 그 매체로 애니메이션을 택했어요. 애니메이션이 제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가장 크게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전달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조쉬 웨이클리 감독은 ‘비트벅스’의 기획부터 감독, 각본 및 총 제작을 모두 도맡아 했다. 이 작품을 위해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의 ‘노던 송즈(Nothern Songs)’ 카탈로그에 있는 전곡의 커버 버전(리메이크)을 녹음할 수 있는 전세계 판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핑크(P!ink), 에디 베더, 제임스 코든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리메이크 녹음에 참여했다.

비틀즈는 그 어떤 뮤지션들보다 음원 판권을 따내는 게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실제로 판권을 인수하는데 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꼬박 “3년”이 걸렸다. “약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국가를 다니면서 제 아이디어를 어필 했고 거절도 굉장히 많이 당했어요. 저의 스크립트를 보여주고 애니메이션이나 음악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열심히 설득했어요. 마침내 그들이 허락을 해주더군요. 저는 운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일은 전례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3년간의 시간은 정말 오르락 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어요.”

3년을 투자했던 건 “비틀즈가 아니면 안됐기 때문”이다. “비틀즈의 노래는 멜로디가 좋은 건 물론이고 아이들을 위해서 그 어떤 노래보다 완벽하게 좋은 노래에요. 희망, 평화를 담고 있는 비틀즈의 노래는 아이들을 위해서 최고의 음악이라고 생각했어요.”

‘비트벅스’를 통해 감독이 전달하고 싶었던 것도 비틀즈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 영화는 ‘인생은 모험이다’라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비틀즈 노래와 제 영화는 공통점이 참 많아요. 비틀즈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제 영화에도 담겨있어요. 필요할 때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또 혼자 보다는 여럿이서 함께 할 때 인생은 더 아름답다는 겁니다. 세 살짜리 제 아들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해요. ‘너에게 가장 필요한 건 다름 아닌 사랑이다. 사랑을 주고 또 사랑을 받을 때 그것이 가진 힘이 있다.’ 이런 긍정적인 메시지를 관객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조쉬 웨이클리 ‘비트벅스’ 감독)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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