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둘이 있을 때 포옹, 입술 들이대” 유명 제과점 사장 女 직원 성추행 사과문 논란

“저의 실수로 우리 여성 직원 퇴사” 글 논란
누리꾼들 “자기 연민 변호글 역겨워” 비난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123rf]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유명 제과점 사장이 여성 직원을 성추행 한 뒤 소셜미디어(SNS)에 반성문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성추행 사실을 여러 사람에게 공표하는 것 자체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음에도 이를 간과해 논란을 키웠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찝찝한 공지글 올라 온 연희동 구움과자 가게’라는 제목으로 해당 가게가 전날 공식 SNS 계정에 올린 사과문을 캡처한 사진이 게재됐다.

해당 공지글을 보면 작성자인 사장은 “20일 월요일 영업 시작 곧 한다. 저는 오늘 아침부터 병원 신세라 이것만 올리고 병원에서 대기한다. 오늘은 조금 어려운 이야기를 적을까 한다”라고 운을 뗐다.

연희동 유명 제과점 SNS 계정에 올라 온 공지글 중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그는 “저의 실수로 우리 여성 직원이 퇴사하게 됐다. 평소의 행동도 언행도 문제였던 것 같다. 순수하게 OO(상호명) 과자가 좋아서 입사한 친구인데, 제가 그 친구를 나가게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평소처럼 같이 움직이고 늦은 저녁도 같이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만 실수를 해버렸다”며 “단둘이 있으면서 포옹하고 입을 들이대는 일이 벌어졌고, 어쩔 줄 모르는 그 친구와 저도 벌어진 일에 대해 사과했다”고 했다.

이어 “역시 시간이 지나며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저의 태도에 그 친구의 분노는 더욱 커졌고 급기야 퇴사에 이르게 됐다”며 “저의 대처가 애매해서 더 화가 난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께 알리고 저의 뉘우침을 전한다”고 적었다.

사장은 그러면서 “그 친구가 앞으로 이 직업을 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행동하겠다. 앞으로는 더욱더 조심하면서 사람을 접하겠다”며 “아무튼 저의 잘못으로 상처 입은 친구의 마음이 더 상처받지 않길 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은 무겁고 무서운 저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 였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고 행복하시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당초 사장은 공지문에 “단둘이 있으면서 포옹하고 입을 들이대는 일이 벌어졌다”는 문장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누리꾼들이 “두루뭉술하게 적지 말고 제대로 말하라”, “최소 성추행 아니면 성폭행 같은데”, “뭘 했길래 직원이 퇴사했을까”, “어떤 실수를 한 거냐”고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자 A 씨는 해당 문장을 넣어 당시 상황을 전달했다.

이후 누리꾼들은 “자기 연민 변호글 역겹다”, “왜 자꾸 실수인 척, 별일 아닌 척하냐. 우리는 그걸 성추행이라고 한다”, “자기 양심 고백하자고 여기에 신상이랑 정황 노출된 직원은 어떻게 책임질 거냐”, “성추행이 무슨 어쩌다 벌어진 일 수준이냐” 등 비난을 쏟아냈다.

해당 공지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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