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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등 전력수요 급증에 송전설로 확충 지원
전자파 포비아, 폐기물 처리장 주변 주민 반발 예상
[헤럴드경제=배문숙· 양영경 기자]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전력망확충법과 고준위방폐장법, 해상풍력특별법 등 ‘에너지 3법’이 본격 시행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18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에너지 3법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에너지 3법은 ‘전력망확충법(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과 ‘고준위방폐장법(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해상풍력 발전 보급 촉진을 위한 ‘해상풍력법(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지칭한다.
전력망확충법은 정부가 송전선로 확충을 지원, 전력 생산에 속도를 내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법안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범정부·지자체·전문가가 참여하는 국무총리 소속의 ‘국가기간 전력망확충위원회’를 설치해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 관련 갈등을 중재할 방침이다. 또 선하지 매수 청구권, 주민 재생에너지사업 지원 등 주민 보상·지원 확대와 함께 경과 지자체에 대한 지원도 규정했다. 인허가 의제 확대(기존 18개에서 35개로), 부대사업(진입로·작업장 등) 관련 인허가 지연 방지 방안 등도 도입됐다.
산업부는 올해 9월 법 시행에 맞춰 구체적인 보상·지원 확대책 등 하위법령 제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위원회 구성, 지자체·지역사회에 대한 소통·홍보 등 시행 준비에 나선다.
고준위방폐장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주요 내용은 원전 가동으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의 영구 처분 시설 마련이다. 현재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방폐장이 없다.
법안에는 구체적으로 2050년까지 중간 저장시설을, 2060년까지 영구 폐기장을 각각 짓는 근거도 담겼다. 여야 간 쟁점이었던 핵폐기물 저장 용량 관련 조항은 정부가 추후에도 용량을 변경하지 않는 쪽으로 정해졌다.
특별법은 부지선정을 위해 기초자치단체(시·군·구) 신청 후, 2단계에 걸친 부지적합성 조사(기본·심층조사), 주민투표 등을 거치도록 규정했다. 관리시설 유치지역과 그 주변지역에 대해 특별지원금을 포함해 폭넓은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설치할 경우 주변지역 의견수렴 절차와 지원방안을 법제화하는 한편, 그 규모를 원자로 설계수명 기간 동안의 발생예측량으로 제한해 중간저장시설이 준공되는 즉시 부지 내 저장시설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이전하도록 명시했다.
신설되는 국무총리 소속 행정위원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업무를 전담할 예정이다.
풍력 사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해상풍력법은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입지를 선정해 주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해 주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에는 풍력발전 지구 내에선 필요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공공기관이 해상풍력사업으로 전환할 때 사업자 선정에서 우대받는 조항이 담겼다. 해상풍력법은 1년 뒤부터 시행된다.
에너지 3법 의결로 안정적인 전력망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전력망확충법 관련 ‘전자파 포비아’를 겪는 지역 주민들의 소송전에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등 난관이 예상된다.
이날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서 진행 중인 주요 전력망 사업 31건 중 12건은 지역사회의 반발과 소송전에 휘말려 당초 계획보다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배곧신도시를 잇는 345㎸ 송전선로 매설 사업이 대표적이다. 한국전력공사는 2020년 공사를 시작해 2028년 3월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시흥시가 주민 여론에 떠밀려 한전과 소송전을 벌이느라 공사는 3년 가까이 표류했다. 부천 상동호수공원 내부에 154㎸ 변전소를 건설하려는 당국의 계획도 주민 반대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반년 가까이 표류하던 경기 하남시 동서울변전소의 경우 지난해 한전이 행정심판에서 승소한 덕에 3월에나 첫 삽을 뜨게 됐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역시 부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정부는 1978년 고리 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후 울진·영광·부안·안면도·굴업도 등에서 총 아홉 차례에 걸쳐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추진했지만 지역사회와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