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 좀 살려주세요” 신청 최다…캠코 기업 회생 지원금 5년간 2500억

지난해 기업 회생 신청 1094건 최다
캠코 기업지원금융 5년새 14.4%증가
향후 2년간 108개 기업 평가 진행


지난해 대법원 기업회생 신청 건수는 1094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기업 회생 신청이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누적되 는 가운데,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지난 5년간 제공된 회생기업 지원금이 2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캠코에 따르면, 기업지원을 목적으로 2019년 설립된 ‘기업지원금융(주)’은 2020년부터 지난 5년 동안 회생기업에 총 2512억원을 지원했다. 지원금은 매년 증가해, 2020년 346억원, 2021년 350억원, 2022년 383억원, 2023년 438억원, 2024년에는 599억원으로 5년새 14.45%의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5월 말까지는 396억원을 지원하며, 지원 속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업지원금융은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며, 회계 자문을 통해 회생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충분히 회복 가능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원 대상은 회생 절차를 개시·종결한 기업, 주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에서 C·D 등급을 받아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돼 워크아웃 절차를 진행·종결한 기업이다.

회생 신청 기업 등이 캠코에 기업회생지원 접수를 하면 ▷평가(서류검토 및 현장방문을 통한 자체평가와 외부전문기관을 통한 재기가능성 평가) ▷승인(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기업회생지원위원회에서 자금대여 적정성 심의) ▷실행(자금대여 실행 및 지원기업의 관리) 단계를 거치게 된다. 기본 5년 동안 기업의 신청 금액과 자금수요 내역, 유효담보가액 등을 반영해 저이율로 자금대여를 해준다. 만기 이후에도 자금지원이 필요한 경우 원금 분할상환 조건으로 최대 3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캠코의 부실기업 지원이 지속 증가하는 이유는 회생 신청 기업이 사상 최다를 경신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회생 신청 기업 수는 1094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로 미뤄졌던 부실이 결국 폭발하면서 회생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캠코의 지원을 받는 회생기업 수도 이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3일 캠코가 공개한 ‘회생·워크아웃·부실징후기업 자금대여를 위한 기업평가 및 회계자문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캠코는 향후 2년간 108개의 회생기업에 대한 기업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5년 간 평균 35.8개의 회생기업 지원에 나선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로, 연간 54곳 이상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지원이 필요한 부실기업 수가 늘어나며 지원 폭도 확장된 것이다.

캠코는 추후 자산 부채 실사 전 부실징후기업(5곳), 자산 부채 실사 6개월 이내인 워크아웃기업(5곳), 자산 부채 실사 6개월 이후 워크아웃기업(7곳) 등에 대해서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캠코 관계자는 “최근 3년간 기업지원금융 신청 건수가 연평균 40% 증가율을 보인다”면서 “미국의 관세 조치 등으로 국내 중소 자동차 부품업계 및 수출기업 등의 연쇄 부실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지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경기도 군포시의 한 전력공급 제조업체는 기업 회생 절차를 진행하면서 캠코 기업금융지원으로부터 7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후 경영 컨설팅을 통해 IR(투자자 관계) 자료를 작성하고, 투자 유치 활동을 지원받아 외부 민간 투자자금 60억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025년 수정경제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고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사업 구조 전환과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완화하고, 신성장 분야에 대한 세제 지원과 기업 투자 촉진책을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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