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 가격경쟁력 악화 불가피
업계 “예측 불확실성 커, 버티기에 한계”
이재명 정부, 관세 협상 ‘첫 시험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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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당진체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김성우 기자] “현재 대외적인 상황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할 만큼 불확실성이 너무 큽니다. 그동안 정부에서도 관세 대응에 다소 소극적 행보를 보였는데 이번에는 정말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합니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상향 명령하는 문서에 서명하면서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경제·외교 정책이 시작부터 쉽지 않은 과제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신과 철강업계에 따르면 관세 인상안의 발효 시점은 한국시간 4일 오후 1시 1분부터다. 철강업계는 “정부의 빠른 대책 마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서명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했던 발표에 대한 약속을 본격적으로 이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25%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율은 ‘빠져나갈 구멍’(loop hole)이 있다”면서 “이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율을 25%포인트 더 높인 50%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및 투자 확대 등에 맞춰 자국 철강산업 보호에 한층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기습적인 관세 인상안에 철강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국내 철강재는 현행 25% 관세수준에서 미국에 수출될 경우 다른 미국산 제품 대비 소폭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다시 25%포인트 인상하면 현지에서 가격 경쟁 자체가 힘들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객사 일부가 ‘보세구역’ 등을 활용해 우리 철강재를 수입할 경우에는 관세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이는 전략산업에 해당하는 일부 제품에만 해당해 상당수 제품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최종적으로 50%로 확정되면 미국 내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기 때문에 미국향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 결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취임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는 우리 정부의 빠른 관세 협상 돌입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현재 아쉬운 점은 각국이 대미 협상 테이블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라면서 “정부와 업계의 소통 확대와 정부 주도의 외교적 지원이 절실할 때”라고 설명했다.
다른 중견 철강업체 관계자도 “우리 철강업계가 고부가 제품 위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등 기업들마다 나름의 자구책을 실행하겠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2일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이에 정부의 지난 5월 수출입 동향에서는 철강제품의 수출액이 전년대비 2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EU(유럽연합)와 캐나다·호주 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관세 인상에 반발하며 강한 보복 조치를 예고하고 있어, 철강발 관세 전쟁이 전세계로 확전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